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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채널예스 : 윤하정의 공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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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시어터 로 무대 도전하는 배우 김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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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도 없고 넘버도 없는 뮤지컬, 대신 춤은 재즈에서 현대 무용, 발레, 자이브, 스윙까지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컨택트(Contact)>가 개막했습니다. 2000년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 등을 휩쓴 <컨택트>는 뮤지컬과 무용이 결합된 ‘댄스시어터(Dance 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으로, 국내에는 지난 2010년 첫선을 보였는데요. 사랑에 관한 세 가지 에피소드를 모두 춤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보니 캐스트 역시 여느 뮤지컬에서는 보기 힘든 춤꾼들로 채워졌습니다. 특히 공연 제목과 같은 3번째 에피소드 <컨택트>의 여주인공 ‘노란 드레스 여인’ 역에는 발레리나 김주원 씨와 함께 배우 김규리 씨가 캐스팅돼 공연 전부터 화제였는데요. <컨택트>로 공연에 처음 도전하는 김규리 씨를 프레스콜이 끝난 뒤 분장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선생님께 숙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준비는 잘 못한 것 같고... 그런 기분이에요(웃음).”

 

<컨택트>첫공을 마친 소감을 물었더니 김규리 씨는 수많은 감정이 섞인 웃음을 토해내며 이렇게 운을 뗐습니다.


“솔직히 많이 두렵고 무서웠죠. 이런 감정들은 연습으로 이겨내야 하는데,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거든요. 춤뿐만 아니라 공연의 모든 시스템을 알아야 하는데 처음이라 무대가 뭔지도 잘 모르고, 용어도 신기하고, 마킹돼 있는 것도 아직 제대로 못 봐요. 무대 위에서는 다음 동작 하느라 바쁘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게 저는 조명을 받아왔잖아요. 알아서 조명 앞으로 가더라고요(웃음). 아직도 계속 아쉬운 부분만 생각나요.”

 

그래도 김규리 씨 캐스팅 소식에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요. 워낙 춤을 잘 추시잖아요.


“많이 속으셨던 거예요(웃음).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전문 댄서였던 파트너들이 제 손을 잡고 춤을 췄기 때문에 저는 힘들지만 버티기만 하면 됐어요. 또 방송에서는 360도 저의 전체적인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편집된 모습만 보시니까 부족한 부분이 많이 희석됐더라고요. 저는 지금껏 카메라를 봐왔던 사람이니까 그때는 저도 모르게 연기를 했고요(웃음).”

 

과거에 따로 춤을 배운 적이 없나요?


“파트너 손을 놓고 턴을 배운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이른바 다리를 찢는다고 하죠. 그런 스트레칭도 이번에 처음 해봤어요. 둘째 언니가 안무가라서 춤이 낯설지는 않지만 따로 배운 적은 없거든요. 볼 줄은 알지만, 할 줄은 몰랐던 거죠. 사실 ‘댄싱 위드 더 스타’ 때 제가 그렇게 오래 남을 줄 몰랐어요(웃음).”

 

그럼 <컨택트>에 참여한 건 엄청난 도전이네요. 라이브 무대에서 꽤 오랜 시간 고난위도의 춤을 춰야 하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컨택트>가 국내에서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데, 지금 제가 준비가 안 됐다고 도망가면 언제 또 공연될지 모르는 거죠. 그래서 도전했어요. ‘댄싱 위드 더 스타’를 준비하면서 춤의 매력을 발견했거든요. 한 곡의 안무를 열심히 준비해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 앞에서 보여주는 것... 사실 저는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무대 위에서는 평소의 제가 아니라 관객을 위한 누군가가 나오더라고요. 어떨 때는 에너지 넘치고, 때로는 연약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거만하고. 제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누군가인데, 무대에 서야만 그런 모습이 나와요.”

 

그 정도로 춤에 큰 매력을 느꼈으면 ‘배우가 아니라 무용수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한 적도 있나요(웃음)?


<컨택트>준비하면서는 매일 했죠, 기본기가 없으니까(웃음). 어차피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춤을 좀 배워둘 걸 생각은 했어요. 그리고 만약에 춤의 매력을 어렸을 때 알았더라면 춤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고요.”

 

[컨택트]ep3.컨택트(김규리).jpg

 

<컨택트>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역시 춤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건 저와의 싸움이었어요. <컨택트>가 욕심이 나서 참여하기는 했지만 무모한 도전이라는 걸 아니까요.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연습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오후 8시쯤 돼요. 하지만 온통 <컨택트> 생각뿐이라 결국 자정이 지나도록 혼자서 또 몸을 만들고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한 달 반을 생활하다보니 매일 몸이 아팠지만, 더 힘든 건 도망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저와 싸우는 거였어요.”

 

‘노란 드레스 여인’ 역에 김주원 씨와 함께 캐스팅됐는데 이것도 큰 부담이었을 겁니다. 대사 없이 춤으로 모든 걸 표현해야 하는데, 캐릭터는 어떻게 잡았나요?


“춤으로 모든 매력을 드러내야 하는 여자인데, 처음에는 ‘주원 언니의 발끝만큼이라도 가자’가 목표였어요. 언니의 모습이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워 보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공연을 앞두고는 그동안 준비했던 저에게 다 맡겼어요. 그냥 제가 무대 위에서 되고 싶은 여자, 도발적인 누군가가 나왔던 것 같아요. 사실 ‘노란 드레스 여인’을 했던 전 세계 캐스트는 전문 댄서들이에요. 평생 춤을 춰왔던 사람들이 하는 역할을 춤 맛 좀 본, 기본기 없는 제가 한다는 건 너무 큰 도전이죠. 하지만 저 역시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며 살아남았잖아요. 분명히 뭔가가 있을 거예요. 그래서 다른 무용수들이 보여주지 못한 무언가가 거칠어도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표현해야 하는 ‘노란 드레스 여인’일 테고요.”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셨는데,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좀 다르죠?


“네, 동료애가 정말 남달라요. 땀을 무척 많이 흘리잖아요. 땀이 서로 섞이면서 불쾌한 게 아니라 끈끈해지는 게 감동적이에요. 공연에서는 상대방을 믿지 않으면 완벽한 내가 될 수 없고요. 무대 위에서도 저희는 알잖아요, 뭔가 시간이나 동작이 조금씩 맞지 않다는 걸. 그런데 배우들끼리 손을 잡거나 눈이 마주쳤을 때 ‘할 수 있어!’라는 게 전해져요. 그럼 마음이 다시 단단해져서 편안하게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요. 그런 에너지와 열기, 치열함 등이 얼마나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럼 김규리 씨를 앞으로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서도 볼 수 있을까요?


“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연극이나 뮤지컬 제의는 있었는데 무대에서 연기를 재검증 받아야 한다는 게 너무 두려웠어요. 소극장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소극장에서는 배우와 관객이 함께 숨을 쉬잖아요. 하지만 제가 그 무대에 선다면 관객들의 호흡과 시선을 이겨낼 수 있을까, 무대에 대한 공포가 있었어요. <컨택트>는 춤이 기본이 돼야 하는 작품이지만 춤이 제 주특기는 아니라서 오히려 선택이 쉬웠어요. 연기적인 부담감은 없지만 무대는 경험해보는 거니까요. 무대와 많이 친해져서 다른 작품들도 해보고 싶어요.”

 

18일 막공 때는 무대 위 김규리 씨의 모습이 또 달라져 있겠네요?


“네, 지금 맨몸으로 벽을 밀고 있는 느낌인데, 막공 때 즈음에는 공간이 조금이라도 넓어질 거예요. 그러면 그만큼 안으로 들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김규리만이 가지고 있는 ‘노란 드레스 여인’이 분명히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관객들도 저만의 매력을 발견하면서 <컨택트>라는 작품에 또 컨택트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고요. 그리고 공연의 여운을 삼켜서 심장으로 느껴보고 싶어요. 그런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어요(웃음).”

 

아직까지는 관객들의 표정도, 객석의 열기도 느낄 겨를이 없다는 김규리 씨. 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무대 위에서 그녀만의 매력으로 관객들과 Contact, 닿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무대, 관객과 친해져서 앞으로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도 김규리 씨를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대사가 거의 없고, 넘버는 전혀 없는 색다른 뮤지컬 <컨택트>는 6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됩니다. 중학생부터 관람이 가능하지만 중학생 자녀나 조카와 함께 보기에는 민망할 수 있습니다. 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비슷한 플롯이라 내용은 뻔히 읽히지만, 덕분에 멋진 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유쾌하고 참신한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연극 , 색다른 역할 도전하는 윤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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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부모지만 부부 사이는 아닌 남녀. 학창 시절에 만나 5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남녀가 목요일마다 만나 역사, 비겁함, 죽음 등의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야기입니다. 말이 좋아 토론이지, 국제분쟁 전문기자 연옥과 저명한 역사학자 정민은 그렇게 다시 만나 결국은 오랜 세월 묵혀둔 복잡 미묘한 감정을 쏟아내는데요. 딱 들어도 무척 세 보이는 연옥 역에 배우 윤유선 씨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의외의 캐릭터로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윤유선 씨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오래 전부터 연극을 하고 싶어서 주위에 소문을 내고 다녔어요. 연기적인 갈증이라고 할까. 저를 좀 더 채우고 훈련하고 싶었거든요. 오랜만에 긴장하고 있어요(웃음).”

 

11년 만에 참여하는 연극이라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선택한 이유가 있겠죠?


“연극을 하고는 싶었지만, 기존 드라마에서 해왔던 인물과 비슷한 캐릭터만 들어와서 피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아주 재밌고, 모던하고 세련되게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저희 나이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잖아요.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 자식에 대한 사랑, 또 20대에서 40~50대의 사랑까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공감했고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른 드라마보다 우선적으로 선택했어요(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주로 현모양처, 유순한 이미지의 인물을 많이 연기하셨잖아요. 연옥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대부분 좋은 엄마, 착한 딸을 연기했죠. 연옥은 일에 대한 욕구가 크고, 제가 주로 맡았던 헌신하는 엄마이기보다는 자기가 더 중요하고, 일과 명예, 자아가 매우 중요한 여자예요. 어린 시절에 충족되지 못했던 욕구와 상처들로 자기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인물이라 그것 때문에 오히려 사랑을 더 못 나누고 외롭죠. 어떤 면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그런 모습이 있으니까 더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연옥이 은퇴한 국제분쟁 전문기자잖아요. 이런 직업군의 인물도 처음이시죠(웃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그렇죠, 저는 주로 일 안 하는 엄마, 사극에서는 왕후일 때가 많았으니까(웃음). 친절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초반에는 말투나 그런 것들이 좀 어색했는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서 도전한 거라 재밌어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극중 방백이 많아요. 저는 그게 어색해요.”

 

캐릭터로 봤을 때는 겉으로는 강한데 속은 여린 여자라서, 함께 캐스팅된 진경 씨가 드라마 등에서 봐왔던 이미지와는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맞아요, 경이가 훨씬 더 어울리는 캐릭터고, 예전에 배종옥 언니도 어울렸죠. 그런데 저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에 도전하는 데 매력이 있을 테고, 보시는 분들은 경이랑 제가 많이 다르니까 또 재밌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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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중에 작품을 통해 주로 접하게 되는 캐릭터와 실제 성격은 다른 분들이 많던데, 실제 성격은 어떠세요?


“아주 같거나 또 아주 다르지도 않아요. 어떤 점은 제 안에 있으니까 그렇게 표현을 하겠죠? 확실한 건 맡아왔던 인물만큼 착하거나 인내심이 많지는 않아요. 드라마에서 평소에 맡는 캐릭터보다는 할 말 하는 스타일이에요. 가끔 선생님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은 ‘윤다르크’라고, 유관순을 제가 연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세요(웃음).” 

 

극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돌아보게 되잖아요. 실제로 옛날 생각도 많이 나겠는데요.


“그렇죠, 저도 어렸을 때는 연옥이처럼 비아냥거리고 독설을 하는 편이었거든요. 자기주장 강하고, 말로 지고 싶지 않은 캐릭터였으니까. 그런데 나이 들어가면서는 안 그러려고 하죠. 작품을 준비하면서도 ‘이렇게 독설을 내뱉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연옥이도 좀 덜 했으면 정민이랑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워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사랑하는 사이에서 자존심 때문에 상처주고. 연옥이는 그걸 끝까지 내려놓지 못해서 안쓰럽고 가련한, 외로운 인물이거든요. 상처 주지 않고 지는 게 사실은 더 사랑하고 아껴주는 건데.”

 

2인극에 가까워서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할 텐데, 초반에는 ‘윤유선-성기윤’, ‘진경-조한철’로 페어가 정해진 것 같아요?


“이 페어로 많이 연습해서 이렇게 쭉 가자는 얘기도 있었는데, 저는 바꾸자고 했어요. 연극인데 상대가 바뀌는 재미도 있어야죠(웃음). 기윤 씨는 나이스하고 댄디한 모범생 느낌이고, 한철 씨는 아주 유머러스하고 개구쟁이 같거든요. 연극은 이런 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한 인물을 이렇게 저렇게 연기해볼 수 있고, 만나는 상대에 따라서도 다르잖아요.”

 

앞으로도 연극 무대에서 자주 뵐 수 있을까요? 연기에서 예능까지 요즘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됐는데, 또 각각 트렌드가 있다 보니 맞춰가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제가 제작을 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는 많이 고민하죠. 예전에는 연속극에 삶이 묻어나는 서정적인 작품이 많았는데 요즘은 스토리가 너무 세죠. ‘응답하라’ 시리즈가 예전 연속극 스토리잖아요. 사람들은 그런 작품을 기다릴 것 같아요. 연극은 그런 감성의 작품이 많으니까 좋은 작품으로 무대에 많이 서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거니까 이런 질문 우습지만,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말씀 들어볼까요(웃음)?


“제가 어릴 때 시작해서 흑백TV 시절부터 연기를 했거든요(웃음). 그때는 학교 다니듯이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모험을 많이 못 해봤어요. 사실 다른 재주도 별로 없는데 감사한 거죠. 하지만 경력이 많다고 연기를 잘하는 건 아니니까 책임감도 더 생겨요. 나이 들수록 하던 역할에 익숙해지면 그것만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이 테두리 안에서는 지금이라도 이런저런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연극을 선택한 것도 제가 배우로서 더 만족할 수 있는 걸 찾았던 거고요. 오시는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죠.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좀 더 애쓰고 있고요(웃음).”

 

인터뷰 내내 역시 많이 웃고 편안한 느낌으로 말씀을 이어간 윤유선 씨. 하지만 자신의 뜻은 명확하게 전달하신 것 같네요(웃음). 인터뷰는 오후 6시를 훌쩍 넘겨 끝났지만 다시 연습실로 가는 윤유선 씨를 바라보며 그녀가 무대에서 어떻게 변할지, 윤유선이 표현하는 연옥은 어떤 모습일지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윤유선 씨를 비롯해 진경, 성기윤, 조한철 씨가 오랜 연기 내공을 뿜어낼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6월 27일부터 8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공연됩니다. 연옥과 정민을 통해 각자의 솔직한 마음을 들여다보시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연극 으로 만나는 배우 문성일의 욕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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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는 소극장에서 만나는 공포나 스릴러물이 제격이죠. 브로드웨이 최장수 반전 스릴러 연극 <데스트랩>이 2년 만에 국내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197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1982년에는 영화로까지 제작된 작품인데요. 긴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시드니 브륄에게 도착한 ‘데스트랩’, 작가 지망생 클리포드 앤더슨이 보낸 희곡입니다. 탐나는 희곡 ‘데스트랩’을 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데스트랩’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팽팽한 긴장과 계속되는 반전 속에 펼쳐지는데요. 반전 스릴러물은 탄탄한 대본에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캐스트 중에 요즘 다양한 무대에서 쉼 없이 활동하고 있는 배우 문성일 씨가 유독 눈에 띄어 대학로 연습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사실상 그렇게 바쁘지는 않아요. <모범생들>은 특별 출연이라서 일주일에 1회 참여하고 있고 <킬 미 나우>도 더블이라서 극장에 나가는 날로 따지면 일주일에 4일 정도죠. 그리고 <데스트랩> 연습이 있고요.”

 

문성일 씨를 만나러 가면서도 과연 인터뷰할 시간이 있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모범생들>과 <킬 미 나우>는 이미 참여했던 작품이고 <데스트랩>만 새로 만난 작품이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세 작품은 힘들 것 같았거든요.

 

“이렇게 겹친 건 3년 만인 것 같아요. <킬 미 나우>은 재연에 초연 멤버가 투입됐고, <모범생들>은 올해 10주년이라 제가 빠지면 2013년도 팀이 공연을 할 수 없는 거예요. 이른바 겹치기는 다시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모두 감사하고 축하할 일이라 힘들지만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특히 <모범생들>은 그전에 집안 사정 때문에 무대를 떠난 적이 있어요. 숙식이 해결되는 지방 공장이나 스키장 등을 떠돌며 일을 하고 있는데, 당시 헤븐 측에서 오디션이 있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그 작품이 2013년 <모범생들>이었어요. 당시 저한테는 꿈보다는 먹고사는 게 중요해서 참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아르바이트 사장님한테 고민 상담을 했더니, 사장님이 ‘배우는 네 업’이라며 오디션 보라고 100만 원을 그냥 주셨어요. 그렇게 다시 무대에 섰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작품 활동 하고 있죠.”

 

* 문성일 배우에게 도움을 준 또 한 명의 인물은 기사 하단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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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좋은 작품으로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는 만큼 후회 없는 선택일 것 같은데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얼떨떨해요. 저는 오디션을 많이 못 보는 배우인데, <모범생들>이나  이후 참여했던 <블랙메리포핀스>는 당시 저의 불안한 상태가 작품의 결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김태형 연출님이 그때 제가 먹구름을 잔뜩 안고 있어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사람처럼 보였대요.”

 

이후에도 좀 강하고 불안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아무래도 외모도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눈도 부리부리하잖아요(웃음).


“배우는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 하는 것, 남들이 생각하는 내가 잘 하는 게 있잖아요. 저는 사실 그렇게 날카롭고 거친 성격이 아니에요. 오히려 화가 나면 차분해지고, 일단 트러블이 일어나는 것 자체를 싫어해요. 사회성도 뛰어나지 않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모습, 관객들이 원하는 모습과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무척 힘들지만, 자기 객관화가 안 돼서 계속 고집을 피웠다면 배우로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잘하는 것부터 작품을 접했다면 오히려 더 힘들었을 것 같고요. 저와 출발점이 같았던 배우들이 전성우, 손승원, 이재균, 윤소호 등인데, 항상 주인공이잖아요. 여린 캐릭터이고. 이 친구들이 제가 했던 캐릭터를 하기는 힘들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친구들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죠. 결과적으로 맡을 수 있는 캐릭터의 범위가 넓어졌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참여했던 작품만 살펴봐도 <베헤모스>부터 <데스트랩>까지 모든 연극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젊은 배우들은 뮤지컬에 좀 더 주력하잖아요.


“연극이 말하는 재미가 커요. 뮤지컬은 음악이나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면이 크다면 연극은 무대 위 배우의 말과 감정이 그대로 화학작용으로 일어나잖아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연극을 하다 뮤지컬을 하니까 불편한 점이 있더라고요. 나는 지금 더 가고 싶은데 노래를 부르려면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세팅해야 하니까. 또 라이선스 작품은 넘버의 음역대도 캐릭터와 맞게 가는데, 창작뮤지컬은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창작을 많이 해서 작품 할 때마다 제작진과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음악과 드라마가 붙지 않고 음악과 캐릭터도 따로 놀지 않나. 그래서 뮤지컬보다는 연극에서 제가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연극이 주는 메시지가 더 확실하기도 하고.”

 

그럼 <데스트랩>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대본을 쭉 읽었을 때 솔직히 처음에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1막에서 2막으로 바뀌는 부분도 큰 변화 앞에 아무런 자극이나 흥분, 공포가 없다는 것도 설득이 잘 안 되고. 그런데 몇 번을 읽으면서 찾아낸 건 한 청년이 욕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욕망이 인간이 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장한다는 거였어요. 대부분의 작품은 인간의 욕망을 다루고 있는데, 사실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거든요. 클리포드라는 인물 역시 저와 닮은 부분이 있더라고요. 경주마처럼 과감하게 쭉 가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요. 인간의 욕망이 얼마만큼 커질 수 있는지, 그 모습을 설득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할 텐데, 무대 위에서 선배들과 격한 몸싸움도 해서 좀 불편할 것 같습니다.


“대선배님들이시죠. 그런데 형들이 굉장히 편하게 대해 주시고, 또 젊으세요. 어떨 때는 요즘 흐름이나 유행에 저보다 더 빠르거든요. (강)성진 선배님은 너무 웃기고 재치 있고, (김)도현이 형은 힘이 좋아요, 리더십도 있고. (김)수현이 형은 조용하면서도 쭉 밀고 가는 느낌이 있어서 든든하고요. 무대 위에서 세 캐릭터를 만났을 때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까 궁금해요.”

 

클리포드를 맡은 세 배우는 어떤가요? 포스터 상으로는 가장 순하게 나오셨던데요(웃음).


“제가 고른 건 아닌데, 1막의 클리포드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나. (이)충주 형은 참여했던 작품이라 아무래도 <데스트랩>에 대해 잘 알죠. 게다가 잰틀하고 멋있어요. (김)찬호 형은 순수해요. 원래 성격이 인물에 투영되잖아요. 대사들 표현하는 게 순수해서 진짜 깨끗한 사람이구나 생각돼요. 저는 팀 안에서 징글징글하다고. (한)세라 누나 표현을 빌리면 ‘저 새끼 때려죽이고 싶다’고 해요(웃음). 저는 갈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어요.”

 

2013년 이후 쉼 없이 달려오셨는데, 배우로서 또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나요?


“있죠. 아쉬움도 있고, 두려움도 있어요. 제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 될까봐. 그래서 계속 다른 장르, 다른 결의 작품을 찾고 있는데, 요즘은 흐름이 너무 빠르니까 배우로서도 버거운 게 있어요. 내가 과연 이 흐름을 잘 쫒아갈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이 말을 하는 게 맞나? 이 얘기를 관객들은 듣고 싶을까? 고민도 많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이 작품에서 이 역할은 나밖에 못해!’라고 생각되는 작품을 만나고 싶은 갈망도 있고요. 무엇보다 지금은 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놀고 싶어요, 그냥 걸어 다니고 구경하고(웃음).”

 

문성일 씨와는 한 시간을 꽉 채워 얘기를 나눴는데요. 무대에 서기까지 많은 경험을 했던 지난날만큼 이런저런 생각도 많아 보였습니다. 하반기에도 이미 여러 작품이 그를 기다리고 있지만,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이 큰 걸 보면 그만큼 열심히 달려왔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래서인지 요즘 ‘욜로’와 ‘루프트탑’에 빠져 있다는데, 배우로서 먼 길을 가려면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그런 차원에서 어쩌면 문성일 씨의 올해 마지막 공연이 될 수도 있는 연극 <데스트랩>은 꼭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웃음). 언젠가 아지트 공간을 마련해 이런저런 사업도 해보고, 주변 아티스트를 지원하며 자신 만의 예술 세계를 펼쳐 보이고 싶다는 그의 바람도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채널예스> 베스트 기사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30일까지)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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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이우종, 이 순수하고 소년 같은 배우를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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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캣츠비>가 2015년에 이어 2017년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강도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위대한 캣츠비>는 순정파면서 한편으로는 나쁜 남자인 캣츠비, 다른 남자와 결혼했지만 캣츠비 주변을 맴도는 페르수,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선, 그리고 어쩌면 이 실타래의 출발점인 하운두 등 20대 청춘들의 지독한 사랑과 이별을 담고 있는데요. 캣츠비 역에 캐스팅된 네 명의 배우, 조상웅, 김지휘, 이우종, 천지(틴탑) 중에 이우종 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공연장 인근 카페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뮤지컬 <위키드>의 보크, <꽃보다 남자>의 소지로, 연극 <안녕, 여름>의 동욱 등 그간 객석에서 봐왔던 이우종 씨의 이미지가 캣츠비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저한테 철딱서니 없고 아이 같은 모습이 좀 있나 봐요. 어릴 때 정말 순수하게 살긴 했어요. 시골에 살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논밭에서 축구하고 연 날리고. 그렇게 살다 서울 사람들을 만났더니 저를 좀 망가뜨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모자를 쓰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이우종 씨는 무대에서 봐왔던 모습보다 더 어려 보였습니다. 목소리까지 앳돼 그를 망가뜨리고 싶다던 ‘서울 사람들’의 마음이 십분 이해될 정도였는데요(웃음). 그래서인지 그동안 대체로 순하고 착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 왔죠. 캣츠비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네 명의 캣츠비가 다 다른데, 어떤 캣츠비는 조금 더 애교가 있고, 다른 캣츠비는 조금 더 슬픔이 있고, 누군가는 조금 더 웃음이 있고, 저는 좀 더 바보 같아요. 사실 저는 제 이미지를 잘 모르겠어요. <꽃보다 남자>에서 소지로는 말이 바람둥이지 까불거리는 역할이었는데 그렇게 저한테 잘 어울렸대요. 그리고 이번에 캣츠비를 했더니 또 잘 어울린대요. 저는 캣츠비가 찌질하고 바보 같고 답답한 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내가 잘 까불거리면서 바람둥이면서 찌질하면서 바보 같은 남자인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웃음).”

 

실제 성격은 어떤데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혈액형이 AB형인데, A형의 모습이 두드러질 때도 있고, B형이 나올 때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잖아요. 30대가 되면서 좀 진지해지긴 했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에너지 좋고, 매일 파이팅이 넘친다고 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타이틀 롤은 처음이죠? 작품에 여러 사랑이 등장하지만 하나 같이 쉽지 않아서 힘들기도 하고 부담도 컸을 것 같은데요.


“그런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니까 제가 생각한 만큼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잘 해내고 싶은 부담이 있어요. 그런데 캣츠비를 이해하기는 정말 어려웠어요. 제가 좋은 남자는 아닌지 ‘나라면 페르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사람을 다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서 가장 부딪혔고요.”

 

작품 내용을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쉽게 얘기해서 날 떠난 페르수와 날 바라보는 선, 실제 상황이라면 누구를 선택할 건가요(웃음)?


“정말 힘들겠지만, 저는 미래를 위해서 선을 택할 것 같아요. 선한테 너무 미안한 것도 있고요. 물론 <위대한 캣츠비>에서는... 공연을 보시면 압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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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은 읽어보셨나요? 원작이 웹툰이라 비교하는 관객들도 많을 텐데요.


“읽어봤죠. 보면서 눈물이 나는 부분도 있고.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겪는 일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은 공감이 가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연출님이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래서인지 연습 때도 배우들이 많이 슬퍼했어요. 요즘 세대가 더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지독한 사랑을 하고 싶거나, 해보셨거나, 궁금한 분들은 꼭 한 번 공연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배역마다 더블에서 많게는 쿼드러플 캐스팅이라 공연 끝날 때까지도 항상 무대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연습 때 배우들을 많이 만나서 대사를 맞춰봤어요. 나이 차이가 많은 형님들과는 술을 한 잔씩 하면서 친해지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는 서로 속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친해진 것 같아요. 연출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게, 사람들이 자기의 속 얘기를 꺼내게 만드시더라고요.”

 

그러게요, 연습실 분위기가 궁금했습니다. 아이돌 가수를 비롯해 다양한 배우들이 모였잖아요.


“소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번 팀은 서로 애틋해요. 사실 공연을 같이 해도 친해지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그리고 작품의 성격상 연습 때도 슬픈 감정이 많아서 어떤 배우들은 눈만 마주치면 눈물을 흘리는 거예요. 그러면 덩달아 다른 배우들도 같이 울고요. 그래서 연출님이 그 두 분은 가끔 맞붙게 했어요. 누구인지 말하고 싶지만, 공연을 보러 오시면 느낌이 다른 날이 있을 거예요(웃음). 아이돌 친구들은 오히려 새롭고 순수한 게 있어요.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 굉장히 호의적이고 재밌고, 생각지 못한 것들이 나와서 저도 배워요. 바쁜 게 문제죠(웃음).”

 

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죠?


“그럼요. 정말 여성스러운 역할도 해보고 싶고, <캣츠>처럼 몸을 많이 쓰는 작품도 참여하고 싶어요. 아크로배틱, 탭, 발레, 재즈를 다 배웠거든요. 그리고 진짜 나쁜 인물도 연기해 보고 싶고, 요즘은 연극도 많이 하고 싶어요. <안녕, 여름> 했을 때 정말 재밌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행복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물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지만, <위대한 캣츠비>를 공연하면서 정말 행복하거든요. 며칠 전 선 역의 유주혜 배우와 연기를 하는데, 그 순간 완전히 캣츠비인 것 같아서 정말 행복했어요.”

 

나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면 캣츠비보다는 하운두가 탐났겠는데요? 이런 선한 이미지로 악역을 하면 관객들이 정말 성질나게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이 작품에서는 캣츠비를 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하운두도 연기해보고 싶어요(웃음). 어쨌든 악역을 맡게 된다면 작품을 연구하면서 저도 바뀔 수 있으니까 다른 인생을 살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나쁜 남자’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캣츠비도 어떤 의미에서는 나쁜 남자라고 생각해요.” 

 

남자배우들은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장르도, 배역도 훨씬 다양해지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각오를 들어볼까요?


“예전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공연을 위해 시간을 할애했는데, 요즘은 잠도 많아지고, 술도 먹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고, 가족도 보고 싶고... 생각이 많아졌나 봐요. 예전에는 생각 없이 밀어붙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을 하고 있고요. 관객들이 ‘저 사람 공연은 꼭 보러 가자!’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요.”

 

이우종 씨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소년 같은 외모에 앳된 목소리에서 뮤지컬 <뉴시즈>를 비롯해 몇몇 작품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이우종 배우의 앳된 이미지와 동안의 비결은 아래 영상에 더 많은 얘기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순한 외모로 악역을 연기하면 얼마나 재밌을까 상상해봤는데요. 이 기대감은 조만간 이우종 씨가 채워줄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일단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에서 전작들과는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죠? 같은 이유로 곧 개막할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북한군 리해진도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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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책임질 어린이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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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정글북>


올 여름 남산에서 고양이들의 다양한 몸짓을 볼 수 있는 <캣츠>가 한창이라면 용산에서는 실감 나는 정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정글북>이 펼쳐진다. 영국의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이 1894년에 발표한 단편 동화 <정글북>은 부모를 잃고 정글에서 자란 모글리의 성장을 통해 모험과 우정, 동물과의 교감, 가족애 등을 드러낸다. 동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며 100년이 지나도록 어린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야기. 지난해에는 송승환 예술감독이 이끄는 PMC가 가족뮤지컬로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뮤지컬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정글에 들어선 듯 꾸며진 화려한 무대, 다양한 동물들을 표현한 노래와 안무, 무엇보다 실제 크기에 버금가는 코끼리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도 환호하게 만들 것이다. 가족뮤지컬 <정글북>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8월 27일까지 공연되고, 9월 2일과 3일에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화려한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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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동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1900년 소설로 세상에 알려진 뒤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 요즘은 <오즈의 마법사>의 숨겨진 이야기 <위키드>까지 큰 인기이지 않던가. 꼬마아가씨 도로시가 ‘머리’가 없는 허수아비와 ‘용기’가 없는 겁쟁이 사자, ‘마음’을 잃어버린 양철통 아저씨를 만나 모험을 떠나며 진정한 지혜와 용기, 따뜻한 마음은 먼 곳이 아닌 바로 자신 안에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는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뮤지컬로 제작된 <오즈의 마법사>가 7월 15일부터 8월 27일까지 서울 양재동 The-K 서울호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동화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분장, 음악 등을 통해 뮤지컬만이 갖는 매력을 어린이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배우들이 타악기를 두드리며 리듬을 타는 동안 관객들은 흥겨운 난타의 리듬 속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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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소피루비 - 샤르르 마을의 대축제>


어린이들에게 세대를 뛰어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캐릭터가 있다면 새롭게 태어나 한 시대를 풍미하는 캐릭터도 있다. 요즘 대세는 소피루비가 아닐까! 2016년 8월 EBS를 통해 방영되면서 특히 여자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3D 애니메이션 소피루비. 우연히 얻게 된 마법의 스케치북을 통해 꼬마왕자를 만난 소녀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마법에 걸린 왕자가 다양한 직업인으로 변신하며 선행 미션을 수행해 가는 에피소드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는 어린이 세계에서도 통하는 법. 지난 4월 초연된 뮤지컬 <소피루비 - 샤르르 마을의 대축제>는 애니메이션과 흡사한 배우들의 모습과 연기, 안무 등으로 어린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 여세를 몰아 7월 14일부터 8월 15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8월 19일과 20일에는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재연에 들어간다. 가장 업그레이드된 부분은 관객들과의 호흡. 중계 카메라를 통해 관객들을 무대 위 대형 LED 패널에 비추며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소원엽서에 적힌 꿈이 이뤄지기를 빌어 주는 순서에서는 특수효과를 활용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마련된다. 공연장 로비에는 루비의 캠핑카와 소피루비의 메인 로고 ‘SR’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각각 마련돼 멋진 사진을 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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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율동놀이 뮤지컬 <호비쇼>


아이챌린지의 인기 캐릭터 호비를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율동놀이 뮤지컬 <호비쇼>가 2017년 하반기 공연에 나선다. 지난 2011년 시즌1을 시작한 <호비쇼>는 아이들이 직접 춤추고 노래하며 참여할 수 있는 뮤지컬로, 재미와 함께 인성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7번째 이야기인 <호비와 꼬마요정 새미의 모험>은 호비가 꼬마요정 새미의 엄마를 찾아주러 떠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씩씩하게 극복하면서 친구와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기존 호비와 베니, 페로 캐릭터에 냥이와 레오 아저씨 등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고, 입체 영상과 특수효과를 이용한 무대연출로 더욱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 광주, 수원, 안양, 천안, 대전, 서산 등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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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캐릭터 한자리에 <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 번개파워! 조이랜드!>


인기 캐릭터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면 일산 호수공원 내 고양꽃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 번개파워! 조이랜드!>실내 체험전이 제격이다. 이번 체험전에서는 번개맨, 뿡뿡이, 두다다쿵, 뚜앙이 등 EBS의 인기 캐릭터가 총출동하며, 친숙한 캐릭터들과 함께 체험학습, 미술, 음악, 체육 등의 영역을 놀이로 체득하고 협력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실제로 체험전은 싱어롱 쇼를 비롯해 실내썰매, 디스코팡팡, 유로번지, 에어바운스, 캐릭터쇼, 트램플린, 배틀킹, 슬라이드, 범퍼카, 불록놀이방 등 다양한 종류의 볼거리와 놀이기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실내 체험전 최초로 운영되는 디스코팡팡과 실내썰매는 총 8레인으로 만들어져 이용하기까지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험전은 8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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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 라이브 퍼포먼스 <킥스: 시즌 2>


대한민국의 국기이자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태권도를 홀로그램 영상으로 만나는 퍼포먼스 <킥스: 시즌 2>는 8월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태권도의 정통성을 수호하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의 운명을 건 대결을 지난해 초연보다 더욱 화려해진 고난도의 퍼포먼스로 녹여냈다. 무대예술 제작진의 창의적인 발상과 연출, 대한태권도협회의 적극적인 태권도 자문과 연기 지도가 바탕이 됐고, 전원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시범단으로 구성된 배우 캐스팅으로 차원이 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홀로그램 영상을 도입해 배우들의 정제되고 섬세한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홀로그램 영상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장지우, 멀쩡하게 생겨서 망가지니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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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문학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무대 위에 공존하는 모습은 공연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덕분에 모든 남자배우들의 꿈이며,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그런데 이 엄청난 작품을 특유의 코믹함과 재치로 난도질한 용감한 작가가 있으니, 바로 미타니 코키입니다.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하는 신약 개발에 실패한 지킬 박사가 연구 발표회에서 자신의 악한 인격인 하이드를 연기할 무명 배우 빅터를 고용하다! 설정은 물론이고 제목부터 어딘가 좀 ‘저렴한’ 냄새가 나는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미타니 코키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어처구니없이 비튼 작품인데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아끼는 기자는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취재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해가 갈수록 더욱 탄탄하게 망가지는 무대를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원작만큼이나 멀쩡하게 잘 생겨서 제대로 망가지는 빅터들 때문에 재미를 더한다는 소식을 듣고, 빅터 역의 장지우 씨를 공연 전 직접 만나봤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지킬 앤 하이드>를 코미디로 푼다고? 그런데 작품 자체가 정말 재밌고, 미타키 코키의 작품을 하게 돼서 좋고, 탄탄한 제작진, 배우들과 작업하니까 마음도 편해서 그런지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주로 로맨틱코미디 작품을 하셨지만, 이렇게 망가지는 역할은 처음이지 않나요? 멀쩡하게 잘 생겨서 심하게 망가지니까 더 웃긴다는 얘기가 많습니다(웃음).


“빅터라는 인물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이렇게 ‘답이 없는 망가짐’은 처음이죠(웃음). 몸으로 표정으로 대사로, 모든 것에서 망가져야 하니까. 그런데 저는 재밌어요.”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원작은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아니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라고 생각합니다. 빅터가 뮤지컬에는 없는 인물인데, 캐릭터는 어떻게 잡았나요? 극중 배우이고, 게다가 하이드라는 인물을 또 연기해야 하잖아요.


“기본적으로 빅터는 순수하고 꾸밈없는 청년이죠. 그런데 정태영 연출님이 ‘이번에는 빅터가 멋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민이와 장지우를 캐스팅했다!’고 하셨어요. 멋있는 놈들이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주문하셨어요. 그래서 극에 방해 되지 않게 멋있으면서도 저렴하지 않게 망가지고, 또 자연스럽고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죠. 말씀하신 것처럼 연기 안에서 또 다른 연기를 해야 하는데, 천만다행인 것은 빅터가 의욕과 열정이 앞선 무명배우라서 좀 어설픈 부분은 관객들이 ‘무명배우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도 재연 때보다 극장 규모가 커졌잖아요. 훤칠한 분들이 많아서 공연장을 옮겼나 생각했습니다(웃음).


“빅터가 워낙 움직임이 많은 데다 제가 덩치도 크잖아요. 연습실에서는 천장이 거의 닿아서 움츠리는 면이 있었는데, 공연장으로 오니까 저는 확실히 더 자유로운 것 같아요. 재연 때보다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낮은데, 그래서인지 다들 항상 에너지 넘치고 새벽 5시까지 술 마시면서 작품 얘기를 한 적도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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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와 하이드는 구분이 돼야 할 텐데, 어떤 점을 가장 극대화했나요?


“그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는데, 정민 형과는 색깔이 많이 달라요. 정민 형은 등장부터 자존심 있고 당당한 빅터라면 저는 좀 순박하고 귀엽고 애교 있는 빅터예요. 그러다 하이드로 변했을 때는 광기어리고 거칠고 대사도 세죠. 빅터가 굉장히 많은 캐릭터와 색깔을 드러내야 하잖아요.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는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도 있어서 표현방식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어요.”

 

지나치게 극과 극이지만 빅터와 하이드 중에는 어느 쪽에 가깝나요?


“두 캐릭터 모두 제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 나오는 면이 있겠죠.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는 순한 빅터인 것 같네요(웃음). 그런데 기본 성격은 진지하고 조금은 우울한 편이라 혼자 있으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극장에 오면 사람도 많고 이렇게 말도 많이 하고. 또 다른 제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아서 즐거워요.”

 

코미디이고 워낙 몸을 크게 쓰는 작품이라 애드리브가 많을 것 같은데요.


“약속된 애드리브 외에는 없는 편이에요. 연출님 스타일이고, 특히 이 작품에서는 군무처럼 동선이 딱딱 맞아야 관객 입장에서는 시선이 깔끔하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연습 때는 여지를 주셔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타당한 애드리브는 대사화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선장을 믿고 따르는 분위기라 공연 때 돌발적으로 애드리브를 하면 나중에 미안해지는 분위기예요(웃음).”

 

사실 코미디가 관객들은 재밌게 보지만 배우에게는 우는 역할보다 힘들다고 하던데,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건가요?


“그날그날 객석 분위기가 다르잖아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분들이 계세요. 특정 장면에서 당연한 피드백이 안 오면 좀 민망하고 창피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여성 관객들도 그렇지만, 남성 관객들의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흔치 않잖아요.”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거라 부담감이 컸을 텐데,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겠네요.


“그래서 좋은 기운을 축적해놓고 있어요(웃음). 2014년 <스캔들> 이후 개인적인 이유로 연기를 하지 않게 됐는데, 항상 얼굴이 죽어 있더라고요. 즐겁지 않고. 19살에 최연소로 앙드레김 쇼에 섰고, 장지우라는 이름도 선생님이 지어주셨어요. 이후 광고도 찍고, 모델로 배우로 활동하면서 공연도 하게 됐는데 완전히 빠졌죠. 오랫동안 무대를 떠나니까 관객도 만나고 싶고, 작품도 하고 싶고. 그래서 살도 20kg이나 빼고, 새로 프로필 찍고, 작품 하고 싶다고 주변에 소문내고 다녔어요. 그러던 중에 감사하게도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만나게 된 거예요. 정태영 연출님과는 2008년 <그리스>에서 뵈었거든요.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됐는데, 연출님과도 얘기 많이 하고, 정민이 형한테도 많이 배우고. 그렇게 작품에 집중하다 보니까 그런 부담이 자연스럽게 없어졌어요.”

 

다시 무대로 돌아온 만큼 남다른 각오를 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나요?


“키 크고 체격 좋아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어떤 옷을 입혀도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러 색깔,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고, 장지우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기보다는 작품의 캐릭터로 알졌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은 그 역할로 저를 보는 거니까요. 그렇게 캐릭터가 쌓여서 자연스럽게 장지우라는 이름으로 모였으면 좋겠고, 요즘은 컴퍼니 입장에서도 배우들의 티켓파워를 고려하잖아요. 그 차원에서는 연기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 그들이 원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좋은 작품에도 참여하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에요(웃음).”

 

장지우 씨와의 인터뷰는 1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기사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무대를 떠났던 지난 3년여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을 얘기했는데요. 인터뷰 뒤에 공연을 보고 있자니, 장지우 씨의 무대 복귀작이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겁게 작업할 수 있고, 무대 위에서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되돌아오는 객석의 좋은 기운도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은 그만큼 다양하고 깊어진 연기로 풀어내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해가 갈수록 더욱 재밌어지는 것 같네요. 원작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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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내려진 마지막 임무 -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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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계의 대작이며 2013년 영화, 2016년에는 뮤지컬로 만들어진 <은밀하게 위대하게>. 어려운 처지에 놓인 10대 소년들을 데려다 혁명괴물로 키워내는 북한 5446부대의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실력자 리해랑, 공화국 사상 최연소 간첩 리해진은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남파된다. 하지만 이들이 맡은 임무는 어처구니없게도 달동네 바보(동구), 가수지망생, 고등학생. 특별한 지령도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그렇게 남한의 일상에 익숙해져 가는 그들에게 마지막 임무가 내려진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재연에 돌입했다. 웹툰처럼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도 없고, 김수현을 대적할 스타배우도 없지만 뮤지컬은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까지 그야말로 ‘은밀하고 위대하게’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비결이 뭘까?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관람하며 생각했던, 또는 관객들이 나눴을 법한 얘기들로 각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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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K열 9번 : 최근 몇 년간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건 웹툰인 것 같아. 드라마, 영화를 넘어 무대에서도 인기가 대단하잖아. 뮤지컬 쪽에서는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가 확실하게 물꼬를 텄다면 재작년 초연된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가 정점을 찍었고, 올해는 김풍, 심윤수 작가의 <찌질의 역사>가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더군.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그 대열에 합류했고.
 
1층 K열 10번 : 웹툰이라는 콘텐츠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생각해. 책이나 영화도 작품이 좋으면 입소문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솔직히 판매 부수나 관객 수는 만족 여부를 떠나 일단 사고, 또 보면 수치화가 되는 거잖아. 하지만 웹툰은 회마다 독자들의 반응이 확실하니까 결국 정말 재밌는 작품이 주목을 받게 되지. 
 
1층 K열 9번 : 그리고 뮤지컬로 만들어진 책이나 영화는 사실 외국 작품이 많잖아. 하지만 웹툰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고 주요 독자층도 20~30대니까, 그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무대로 옮겼을 때 효과도 확실한 것 같아.

 

1층 K열 10번 : 관건은 상징적인 그림과 글을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하는 것이겠지. 웹툰이니까 담아낼 수 있는 것들, 웹툰이라는 매체만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잖아. 게다가 무대는 제약도 많고.

 

1층 K열 9번 : 그 문제를 잘 해결해서 요즘 웹툰 원작의 뮤지컬들이 인기라고 생각해. <은밀하게 위대하게>만 봐도 웹툰이나 영화, 뮤지컬이 크게 다르지 않잖아. 원작을 각 장르에 맞게 잘 살렸다고.

 

1층 K열 10번 : 맞아, 원작을 잘 살리면서도 각 장르의 장점을 극대화한 게 중요하지. 원류환의 바보 연기를 웹툰만큼 살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연기로 구현해냈잖아. 동구의 바보스러운 행동 뒤에 최정예 엘리트 요원 원류환의 독백이 배우의 육성으로 더해지니까 더 실감나더라고.

 

1층 K열 9번 : 무대는 제약이 많지만 대신 대놓고 속아주는 관객들이 있으니까 그 제약을 무대적인 상상력으로 얼마나 재치 있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어. 예를 들어 뮤지컬에서는 한 명의 배우가 슈퍼 아주머니 전순임에서 섹시한 란으로 돌변하는가 하면 동구가 동분서주 배달을 다니는 모습은 똑같은 초록색 추리닝에 가발을 쓴 여러 명의 배우가 뛰어다니는 것으로 표현하잖아.    

 

1층 K열 10번 : 뮤지컬의 엄청난 무기, 노래와 춤으로 감정을 극대화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 주요 장면과 함께 넘버가 귀에 맴돌게 되니까. 그런 차원에서 5446부대의 군무는 좀 아쉬웠어. 웹툰과 영화에서 유감없이 뽐낸 최정예 부대의 날렵하고 숙달된 액션을 칼군무로 멋지게 대신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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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K열 9번 : 그러게, 어느 뮤지컬이나 군무는 항상 아쉬운 것 같아. 어쨌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소극장에 참 잘 맞는 콘텐츠이지 않아? 최정예 남파공작원이라는 엄청난 인물들을 동네 바보, 오디션마다 탈락하는 가수 지망생, 풋풋한 고등학생으로 살게 하면서 코믹함을 살리고, 그런 소소한 일상에 젖어 자연스레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주제 의식까지 전달하잖아.

 

1층 K열 10번 : 맞아. 남북 분단이라는 엄청난 장치를 사용했지만 결국 가족과 평범함의 소중함을 드러낸 작품이야.

 

1층 K열 9번 : 원작 웹툰의 인기도 대단했지만, 영화에서 원류환이 김수현이었던 만큼 부담도 컸을 텐데, 사실 이번 무대는 이렇다 할 스타배우 없이도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무대와 관객의 힘으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지 않았나 싶어. 

 

1층 K열 10번 : 김수현을 걷어내도, 아니 스타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지. 연기도 좋았어. 이용규 배우의 동구는 웹툰, 영화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고. 

 

1층 K열 9번 : <빨래>에서도 확실히 드러났지만 김국희 씨의 할머니 연기는 독보적이지 않아? 그 대사처리는 연기가 아니라 생활인 것 같아(웃음). 그리고 김태원을 연기한 김수용 씨의 카리스마도 돋보였어. 예전에는 바른 청년만 연기하더니 뮤지컬<페스트>, <은밀하게 위대하게>, <광염 소나타>, <나폴레옹>까지 굉장히 센 캐릭터를 연기하네.

 

1층 K열 10번 : <햄릿> 때부터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이긴 했지. 이제는 다시 선한 캐릭터로 변신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웃음). 그런가 하면 모든 인물이 코믹함과 함께 눈물을 자아낼 수 있게 만든 장치도 훌륭한 것 같아. ‘평범한 나라의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태어나고 싶다’는 원류환과 그 말을 듣고 ‘꿈이 너무 큰 거 아니냐’고 되묻는 리해진, 전순임에게 엄마의 정을 느끼는 동구도 그렇지만 동구를 자식처럼 생각하며 간첩이라는 사실을 안 뒤에도 기다리는 전순임의 모습도 무척 찡하잖아. 

 

1층 K열 9번 : 마지막 순간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은 리해랑의 모습도 인상적이고. 분단이라는 큰 틀에서 남파특수공작원, 간첩 등 무시무시한 타이틀로 포장했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그 안에서 곪아 터져 나온 것들을 다룬 작품이라고 봐야지.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일 테고.

 

1층 K열 10번 : 어쨌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 영화, 뮤지컬에서 어떤 동질감을 느끼게 돼. 그만큼 원작과 차이가 없다는 말인데, 물론 장르의 특수성에 맞춰 같은 장면이 어떻게 변주되느냐에 따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 그런 차원에서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역시 무대만의 매력을 잘 녹여낸 것 같아. 객석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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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긴 고양이 -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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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 제니애니닷 검비댄스.jpg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의해 태어난 뮤지컬 <캣츠>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이다. 1981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30여 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지 않던가. 국내에서도 2003년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누적 공연 1,300회(8월 12일 기준)를 달성하는 등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캣츠>를 뮤지컬 입문작으로 추천하는 경우도 있던데, 과연 <캣츠>를 처음 보고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볼거리 많고 들을 거리 많고 무척 화려한 공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캣츠>는 무대를 바라보는 마음이 상당히 열렸을 때 봐야 제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무턱대고 관람하기 보다는 조금은 공부를 해야 훨씬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니 무방비 상태에서 <캣츠>를 보고 열광하는 다른 관객들과 달리 큰 재미를 못 느꼈더라도 자책하지 말자. 기자도, 지금껏 기자와 함께 <캣츠>를 관람한 사람들도 처음에는 모두 그랬으니까. 그래서 준비해보았다. <캣츠> 객석에서 나올 법한 얘기들을!

 

[군무] 젤리클 볼 (1).jpg

 

캣츠 입문 : <캣츠>를 드디어 봤군.

 

캣츠 중급 :재미있었어?

 

캣츠 입문 :볼거리 많고 화려하고, 정말 고양이들처럼 분장하고 움직이잖아. 춤이 굉장히 중요한 작품인 것 같아.

 

캣츠 중급 :그래서 재밌었느냐고!

 

캣츠 입문 :사실 스토리는 잘 모르겠어. 언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나 지켜봐도 계속 고양이 소개만 하던데.

 

캣츠 중급 :제대로 봤네(웃음). 나도 오래 전에 <캣츠>를 처음 봤을 때는 공연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내 정체성을 크게 의심했던 것 같아.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데, 솔직히 지루했거든. 그때만 해도 무대 연출이나 의상, 배우들의 움직이나 동선, 노래나 안무 그 어떤 것보다 스토리가 중요했으니까 기승전결의 확실한 스토리라인이 없는 <캣츠>가 여러 면에서 신기하기는 했지만 재밌지는 않았어.

 

캣츠 입문 :그렇지? 나도 엄청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없어서 당황했어. 캐릭터가 워낙 많은 데다 이름도 생소하고 게다가 자막까지 봐야 하니까 무대를 좇아가기 더 힘들기도 했고. 그런데 <캣츠>는 코믹한 작품은 아닌 것 같아. 고양이들이 객석을 누비며 관객들과 접촉하기 때문에 재밌는 구석도 있고 캐릭터별로 웃기는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철학적이던데? 고양이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잖아.

 

[군무] 캣츠 내한공연 (1).jpg

 

캣츠 중급 :맞아, 고양이들은 1년에 한 번 축제를 열고 다시 환생할 수 있는 한 마리의 고양이를 찾지. 축제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서로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삶을 펼쳐 보이는 거야. 재밌는 건 고양이들에게는 사람처럼 저마다 이름이 있고, 직업도 있고, 다양한 성격과 그만큼 파란만장한 삶의 경험도 있어. <캣츠>는 T.S. 엘리엇의 시집이 원작인데, T.S. 엘리엇에게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손주들이 있었고 그래서 고양이를 소재로 시를 썼다더군. 그 시들을 모아 시집을 발간했고, 그 시집에 곡과 안무를 붙인 게 <캣츠>의 시작이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토리라인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  

 

캣츠 입문 :그런 정서적인 차이도 크겠군. 앤드루 로이드 웨버도 어렸을 때부터 이 시집을 좋아했다는데, 우리는 아이나 어른이나 시를 많이 즐기지는 않잖아. 무대로 표현되긴 했지만 원작에서 표현한 함축적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가 싶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캐릭터 중에 섹시하고 화려한 몸짓을 선보이는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와 고난위도의 안무를 자랑하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가장 인기가 많은 거 아닐까?

 

캣츠 중급 :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캣츠>를 여러 번 보고 그와 함께 나이를 들다 보면 왕년에 스타였지만 이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극장 고양이 거스와 한때 매혹적이었지만 나이 들어 볼품없어진 그리자벨라에게 더 정이 가는 것 같아.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에서도 그냥 유명한 노래라서가 아니라 전후사정을 다 알게 된 진한 감동이 있고. 

 

캣츠 입문 : 결국 아는 만큼 느끼는 거네. 그런데 2014년 12월 웨스트엔드에서 리바이벌 버전이 공연된 이후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캣츠>라고 하던데 많이 달라졌나? 더 재밌었어?

 

[럼 텀 터거].jpg

 

캣츠 중급 :큰 변화는 없는데 분장과 의상이 좀 더 고양이답게 달라졌다고 해. 또 과거에는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말을 하지 않았는데 노래를 부르고. 해외에서는 럼 텀 터거가 힙합 스타로 바뀌었는데, 국내에서는 워낙 인기가 많아서인지 기존 록 스타로 간다더군. 각 나라에 맞게 적절히 수정하고 보완했나봐.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봤던 <캣츠>보다 더 재밌지는 않았어. 바뀐 버전 때문이라기보다는 고양이들의 움직임 자체가 예전만큼 감탄이 나오지는 않더라고. 그리자벨라의 ‘메모리’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호소력이 떨어진다고 할까? 전혀 뭉클하지 않았어. 사실 ‘메모리’는 수많은 팝스타들이 노래했기 때문에 그걸 뛰어넘는 감흥을 주려면 극 안에서 그리자벨라의 서글픈 쓸쓸함이 충분이 스며 나와야 하잖아. 아마도 이번 내한공연을 위해 새로 꾸려진 팀이고, <캣츠>를 경험한 배우들이 많지 않아서인 것 같아.

 

캣츠 입문 :그래? 안무는 무척 뛰어나다고 생각했는데. 고양이처럼 표현하느라 얼마나 연습했을까 싶더라고.

 

캣츠 중급 :지금껏 봐온 <캣츠>만 못하다는 거야. 잘하긴 하지. 그만큼 연습도 많이 하고. 예전에 배우들에게 들었는데, 연습 초반에는 서 있는 것도 허용이 안 된대. 기어 다니면서 고양이의 움직임을 배우고 그 과정을 마쳐야 서서 움직일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초연 때부터 <캣츠>에 나오는 고양이들은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다고 해. 까다로운 매뉴얼에 맞춰 스스로 분장을 하면서 점점 고양이로 변해하는 거지. 사실 국내에서는 작품보다 스타배우를 보고 티켓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캣츠>만큼 모든 캐릭터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는 작품도 흔치 않아. 

 

캣츠 입문 : 확실히 여느 뮤지컬과는 다른 작품이구나. <캣츠>를 다시 보게 되면 왠지 좀 더 재미를 느낄 것 같은데? 

 

캣츠 중급 :가장 중요한 건 다양성에 대한 열린 마음이 아닐까. <캣츠>는 발레를 관람할 때처럼 음악과 안무에 초점을 두고 그 위에 스토리를 얹으면 훨씬 재밌는 것 같아. 그리고 고양이들의 이야기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돼. 그러면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한바탕 난장을 벌일 때 어디선가 커다한 신발 한 짝이 날아오는 모습에 이른바 ‘빵’ 터지게 될 걸. 세탁기, 치약튜브 등 쓰레기로 뒤덮인 무대도, 마지막 장면에서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너미와 그리자벨라가 폐타이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에서도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될 거야!  

 

캣츠 입문 : 그런 부분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웃음). 그나저나 왜 중급이야?

 

캣츠 중급 :요즘 한 작품을 수십 번 관람하는 관객들이 좀 많아야지. <캣츠>도 열혈팬이 상당하다고. 장면, 대사, 넘버를 다 외우고 있는 덕후들한테는 명함도 못 내밀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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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친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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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친해지자!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공연이 마련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무대는 바로 클래식. 평소 접할 기회도 많지 않고, 그래서 어렵고 지루하게 여겨지는 클래식을 재미있는 프로그램과 쉬운 해설로 친근하게 꾸몄다. 클래식과 친해지고 싶거나 전혀 친하지 않다면 이번 여름방학 동안 간극을 좀 좁혀보면 어떨까? 물론 원래 클래식과 친했다면 좀 더 깊게 사귀어볼 수 있는 좋은 공연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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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썸머클래식 Summer Classics


지난 2008년부터 관현악 연주와 쉬운 해설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썸머클래식>이 8월 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공연된다. 100여 명의 젊은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4관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계의 스토리텔러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과 각 악기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벤자민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스위스 명사수의 이야기를 담은 ‘윌리엄텔 서곡’,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 1번’ 등을 90분간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5년간 <썸머클래식>해설을 맡았던 한양대 정경영 교수가 올해도 연주곡과 악기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청소년 관객들에게 한 발 다가설 예정이며, 2부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정일헌의 협연무대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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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이럴 때 이런 음악>


8월 한 달간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테마로 나눠 열리는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 이럴 때 이런 음악>은 두 대의 피아노와 성악 앙상블, 피아노 콰르텟, 오케스트라 등의 구성으로 광고나 영화에서 들어왔던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넘버, 발레 모음곡, 오케스트라 연주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8월 12일 영산아트홀 공연에서는 ‘실내악 음악과 함께 영화 속으로’라는 주제로 생상의 ‘백조’,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 등 영화 속에 나오는 명곡들을 두 대의 피아노와 피아노 4중주로 전해줄 예정이다. 8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공연에서는 ‘캐리비안의 달빛 속으로’라는 주제로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안 랩소디’, 드뷔시의 ‘달빛’, 거슈윈의 ‘파리의 아메리카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을 두 대의 피아노로, 8월 14일 세종M씨어터 공연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과 떠나는 한여름 밤의 로망스’라는 테마로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 엘가의 ‘사랑의 인사’,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쇼팽의 ‘즉흥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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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클래식발레 <차이코프스키 발레환타지>


와이즈발레단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차이코프스키 발레환타지>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서 8월 12일과 13일, 15일 공연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발레를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해설이 곁들여진다. 공연 중 등장하는 발레 마임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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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유니버설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를 문훈숙 단장의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유니버설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는 8월 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백조의 호수>의 백조 파드되,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결혼식 파드되, <지젤>의 파드되, <라 바야데르>의 결혼식 파드되, <돈키호테>의 에스파다와 메르세데스 춤 등 발레 명작들의 주요 장면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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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벤토벤 The Concert


지난 6년간 대학로 1m클래식아트홀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림 읽어주는 벤토벤>. 이번에는 고갱과 고흐의 이야기를 가지고 8월 2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 큐레이터 조숙현 씨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화가들의 작품을 영상으로 만나고 명화 속 클래식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앞서 8월 14일까지 대학로 갤러리 이앙에서는 요일별로 마티스, 고흐, 마네, 김홍도, 쇠라, 다빈치를 주제로 작가와 작품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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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클래식 공연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 외에도 청소년을 위한 신선한 기획의 클래식 무대들이 눈에 띈다.

8월 10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는 지휘자 성시연 씨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들리는 웹툰 보이는 클래식>이 공연된다. 제목대로 청소년들에게 인기 많은 웹툰이 클래식이 만났다. 멘델스존의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에 맞춰 김용회 작가의 동명 웹툰 <한여름 밤의 꿈> 하이라이트 컷을 상영하고,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에 맞춰 김용회 작가가 무대에서 직접 드로잉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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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납량특집도 있다. 바로 8월 11일과 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질 <썸머 나이트 오케스트라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프랑켄슈타인>의 속편으로 1935년에 제작된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는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를 앞서간 특수효과로 많은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와 함께 ‘카르멘 판타지’로 유명한 독일 출신 작곡가 프란츠 왁스만이 작업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데, <썸머 나이트 오케스트라>에서는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포영화를 보면서 크리스토퍼 리의 지휘로 80인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생생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밤 10시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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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도 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8월 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련하는 <청소년음악회-상생>에서는 궁중음악부터 현대 국악관현악까지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상생’의 프로그램을 선사할 예정이다. 안숙선 명창과 명고 정화영이 함께 마련한 판소리 무대를 비롯해 한국 사물놀이의 정통성을 이어오고 있는 사물광대의 협연 무대, 서울시무용단 이해선의 살풀이 무대 등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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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뮤지컬과 국악을 잇는 젊은 소리꾼 이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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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뮤지컬 무대에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동하는 배우부터 가수, 연주자, 성악가, 무용수까지 결이 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색다른 외도’는 새로운 무대를 갈구하는 관객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죠. 그런데 이 느낌은 뭘까요? 정통 소리꾼이 뮤지컬에 참여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왠지 낯설었습니다.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역이니 캐릭터에 딱 맞는데 말이죠. 어쩌면 ‘뮤지컬’과 ‘국악’이라는 장르에서 쉽게 접점이 떠오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뮤지컬 <아리랑>의 차옥비에 이어 <서편제>의 송화로 뮤지컬과 만나고 있는 그녀는 그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배우가 아닐까 합니다. 바로 국립창극단의 젊은 소리꾼 이소연 씨인데요. 공연이 없어 출입문이 굳게 닫힌 월요일, 국립창극단이 상주하는 국립극장으로 찾아갔습니다.      

 

“창극단 규정 안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데, 뮤지컬에 참여한 건 제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2015년에 처음 <아리랑>을 제안 받았을 때는 결심하기까지 많이 두려웠어요. 새로운 장르를 접해보고 싶었지만 그만큼 부담되고 걱정이 됐거든요. 그나마 라이선스 뮤지컬이 아니라 창작뮤지컬이고, 또 소리꾼의 역할이라서 제가 만들어갈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생각했죠. 그 전에 창극단에서 접했던 고선웅 연출님, 김성녀 선생님이 계셔서 좀 안심할 수 있었고요.”

 

올해 <아리랑> 재연에 이어 <서편제>까지 참여하시는 걸 보면 걱정했던 것보다 뮤지컬에서 큰 재미와 보람을 느끼셨나 봅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하는 거 아닌가요(웃음)?


“요즘 좀 그러세요. 이러다 뮤지컬로 가는 거 아니냐고(웃음). 하지만 제 뿌리는 소리에 있으니까요. 가장 보람 있을 때도 뮤지컬을 보러 왔다 국악을 전혀 접해보지 않으셨던 관객들이 창극이나 판소리를 보러 오실 때예요. 정말 뿌듯해요. 개인적으로는 초심을 잃지 않되 새로운 자극을 받고, 그것이 다시 창극으로 돌아왔을 때 좋은 에너지가 되길 바라요.”
 
창극단에서도 공동 작업을 통해 무대에 작품을 올리지만 뮤지컬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리랑>의 차옥비나 <서편제>의 송화나 소리꾼이지만, 극 안에서 일반적인 뮤지컬 넘버도 소화해야 하고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사실 판소리 하는 분들이 노래를 정말 잘해요. 대부분 굉장히 촌스럽게, 판소리처럼 부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노래방 가면 가수처럼 불러요(웃음). 그래서 그 부분은 걱정을 덜 했는데, 뮤지컬 넘버는 일반 가요가 아니라 극과 연결된 노래라서 뮤지컬만의 창법을 채득하는 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창극과 뮤지컬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뮤지컬이 훨씬 에너지 넘친다고 할까요? 창극은 툭 풀어졌다 싹 매듭짓는 느낌이 있다면 뮤지컬은 에너지가 탁탁 쌓여서 확 발산되는 것 같아요. 어떤 정서의 차이도 있고요.”

 

객석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지 않나요?


“뮤지컬 문화나 객석 반응은 솔직히 부러워요. 처음 <아리랑> 쇼케이스를 할 때 젊은 관객들이 그 노래를 듣기 위해서 한자리에 모이고, 다들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시더라고요. 창작뮤지컬인데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 그때 뒤풀이하면서 배우들이 한마디씩 하는데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우리(창극)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부러운 거예요. 일단 창극을 보면 정말 좋다고 하시는데, 처음 접하기까지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많은 분들이 새롭게 창극을 보러 오시기도 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창극에 대한 오해나 선입견도 있죠?


“그렇죠, 창극은 나이 드신 분들만 보는 장르는 아니에요. 판소리가 고루하고 못 알아듣는 소리도 아니고요. 요즘 시대, 요즘 세대에 맞춰 창작 창극을 많이 선보이고 있어요. 젊은 관객들도 많이 좋아하시고요. 저희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지만, 한편으로는 창극이 뭐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어디선가 소개를 할 때면 한국의 오페라, 한국의 뮤지컬이라고 하는데, 오페라나 뮤지컬은 따로 설명하지 않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우리의 것을 하고 있는데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게 좀 서글프고 억울할 때가 있어요.”

 

오페라나 뮤지컬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우리 소리. 이소연 씨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아버지가 소리를 좋아하셔서 인간문화재 송순섭 선생님께 판소리를 먼저 배우셨고, 저도 배우게 됐어요. 사실 어렸을 때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싫기도 했어요. 친구들이 특이하게 생각하고, 수업 시간에 자꾸 시키는 것도 싫었고요. 목소리도 지금보다 더 허스키했거든요. 그래서 중학교 때 그만 뒀는데, 1년 만에 다시 찾게 되더라고요. 그 뒤로는 점점 더 좋아하게 됐어요.”

 

그러면 소리꾼의 삶을 다룬 뮤지컬 <서편제>는 더 애정이 가겠는데요?


“네, 대사 한 구절 한 구절 제 소리 인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요. 얼마 전에 런을 돌았는데 ‘소리가 무엇이기에 내가 여기까지 왔나’라는 유봉의 말이 심장에 꽂히더라고요. 그럼에도 소리길을 따라 흘러가고 있는 송화의 모습이 제 모습에 투영되면서 동화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리랑>은 초연 때부터 참여해서 같이 만들어간 면도 있고, 그 안에서는 소리를 가장 잘 하셨을 테지만, <서편제>는 소리꾼의 이야기이나 특히 송화 역의 이자람, 차지연 씨의 경우 초연 때부터 참여했던 배우들이라 부담될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아리랑>의 차옥비는 만들어간 부분이 많아요. 또 소리꾼이 저 혼자이다 보니 비교 대상도 없었어요. 그런데 <서편제>는 올해로 4번째 공연을 하는 분들과 함께 하다 보니 굉장히 부담이 커요. 그렇지만 제가 소리꾼으로 살아온 인생을 송화의 모습을 통해 진정성 있게 드러낸다면 또 다른 모습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버지 유봉과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할 텐데, 두 배우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많이 다르더라고요. 서범석 선배님은 엄하고 소리를 위해서 곧게 길을 가는 집념이 강한 아버지예요. 단호하고 선생님 같은 아버지. 반면 이정열 선배님은 혼내기도 하지만 다독이기도 하는 더 다정한 아버지 같은 느낌이 들어요.”

 

소리는 한이 있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누구나 한은 있겠죠(웃음). 이 길에 들어서서 한이 생겼을 수도 있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한이 더 깊은 것 같아요. 흔히 타고나야 한다고 하잖아요. 타고난 목소리를 가지고 거기에 노력을 붙여야 하는데, 더 이상 얻을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는 한도 있고 그래요.”

 

스타 국악인들도 많잖아요. 그 유명세가 대중에게 국악을 알리고 더 친숙하게 만드는 다리가 되기도 하는데, 이소연 씨는 소리꾼으로서 꿈이나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다채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 배우로서, 소리꾼으로서도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다양한 소리,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으니까 관객 여러분도 열린 마음으로 ‘송화’를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판소리가 1인 드라마잖아요. 그걸 좀 확장해서 언젠가는 저만의 모노드라마, 1인 판소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찾고 있는 중이지만요.”

 

어렸을 때부터 우리 소리만 하다 30대에 뮤지컬을 접한 이소연 씨는 굉장히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대가 인상적이라고 했습니다. 배우들이 높은 굽을 신고 그렇게 춤을 잘 추는 것도 신기했다고요. 에너지도 다르고, 박자나 호흡도 다른 만큼 한껏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뮤지컬과 창극. 하지만 사람이 사람 이야기를 하는 무대라는 점은 같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소연 씨를 통해 뮤지컬과 국악 역시 이렇게 접점을 찾은 게 아닐까 합니다. 이소연 씨가 새롭게 합류한 뮤지컬 <서편제>는 8월 30일부터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됩니다. 소리 외길을 걸어온 그녀가 창극이 아닌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할 소리꾼 송화는 어떤 모습일지 직접 확인해 보시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팬텀싱어, 크로스오버 너머의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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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텀싱어2’가 시작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몇 년째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각종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팬텀싱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선을 확실히 달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가요는 물론 뮤지컬, 성악, 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나와 개인의 기량을 뽐내는 데 그치지 않고 4중창의 새로운 하모니를 선사하는데요. 지난 시즌1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팬텀싱어들은 각자, 또는 함께 다양한 무대를 통해 방송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한 매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씨 역시 <오버 더 크로스오버(OVER THE CROSSOVER)>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통해 색다른 감동의 무대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각각 뮤지컬계의 아이돌, 국민 록커, 최강 바리톤, 흑소 테너로 불리는 네 남자는 또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낼까요. 합정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투어 공연을 앞둔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박상돈 :록은 사실 곽동현이라는 친구를 알기 전에는 거의 안 들었죠.

 

곽동현 :저도 클래식은 모르죠.

 

이동신 : 저는 힙합도 들어요. 장르 불문, 목소리로 하는 건 다 좋아합니다.

 

곽동현 :동신이는 춤도 잘 춰요. 예전에 비보잉을 했대요. 지금은 몸이 불었지만 무대 위에서 윈드밀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테너가 아닐까(웃음).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돈, 이동신 씨, 데뷔 7년 차 가수인 곽동현 씨. 평소 록음악을, 클래식을 듣느냐고 물어봤더니, 예상했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음악적 성향이 전혀 다른 이들은 어떻게 뭉쳤을까요.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조합인데 말이죠.

 

박상돈 :팬텀싱어1 본선에 32명이 진출했거든요. 방송이 총 12회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하모니를 맞춰보지 못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하고 싶었던 분들과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동신 씨와 듀엣 미션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방송에서는 기회가 없었고, 은성 씨와도 같이 해보고 싶었거든요. 동현 씨는 같은 팀으로 쭉 활동했는데, 덕분에 굉장히 폭넓은 음악을 할 수 있었죠. 록은 생소했는데 매력이 있더라고요. 성악에서 담아낼 수 없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마지막에 동현 씨가 성악 발성에 도전했는데, 2주 만에 해내는 걸 보고 노래를 잘하는 친구는 장르 불문 두각을 드러내구나 생각했어요.

 

활동하는 장르가 다르고 다들 음악적인 욕심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곽동현 :정말 힘들었어요, 선곡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요.
 
박상돈 :선곡 회의만 3시간씩 3번을 만났어요. 서로 생각하는 방향이 있다 보니까 의견 조율이 힘들었는데, 그 과정을 통해 리스트가 나온 만큼 다채롭고 재밌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솔로, 듀엣곡도 있고. 팬텀싱어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들부터 뮤지컬배우, 성악가, 록커의 정체성과 강점을 살리면서도 반전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도 있고요. 예를 들어 성악가가 랩을 하는 모습이나 뮤지컬배우의 섹시한 무대도 예정돼 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그룹도 음악적 성향이나 성격 차이로 트러블이 생기잖아요.

 

박상돈 :동신이랑 은성이가 잘 싸워요(웃음).
 
이동신 :트러블까지는 아니고,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는 있죠. 또 제가 확신이 있으면 밀어붙이는 편인데 많이들 양보해 주더라고요.
 
곽동현 :팬텀싱어를 할 때도 그랬고, 함께 공연을 하면 화음을 넣고 새로운 하모니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는 솔로 경향이 강해서 그런 부분은 아직도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연습할 때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요.

 

박상돈 :다들 개인의 성향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음악을 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4개의 송곳을 한 주머니에 담아서 함께 매력을 발산하는 거죠. 그래서 연습을 통해 하나의 하모니로 만드는 과정이 가장 힘들면서도 즐거운 작업인 것 같아요.

 

보통 성악가는 좀 과묵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동신 씨는 굉장히 쾌활하네요. 반면 박상돈 씨는 단어 선택도 무척 신중하고, 팀을 리드해서 그런가요?  

 

박상돈 :리드는 동신이가 하죠. 원래 테너가 좀 시끄러워요, 바리톤은 음흉하고(웃음).

 

이동신 :바리톤이 진중하죠, 이간질도 하지만(웃음). 여성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애절한 톤을 가지고 있잖아요. 상돈 형은 평정심의 달인이에요. 팬텀싱어의 붓다. 그래서 그런지 인맥도 넓고 인간관계도 좋아요.

 

그나저나 고은성 씨는 계속 얘기를 안 하죠? 곽동현 씨처럼 말수가 없는 편이 아닌데 말이죠. 네 남자를 한자리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네요. 날짜와 장소가 바뀌기를 몇 번, 어렵게 인터뷰를 잡았는데 고은성 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빠질 수 없는 게 있죠? 세 사람은 고은성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팬텀싱어 출연 전후가 많이 달라졌죠?

 

박상돈 : 그렇죠. 저는 출연까지 많이 망설였어요. 방송이 어떻게 나갈지 모르고, 괜히 주위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폐가 될까봐. 그런데 ‘일단 나를 알려야, 내가 하는 음악이 어떤 건지 알아야 사람들이 와서 볼 거 아니냐’는 조언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제 음악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감사하고요. 

 

팬텀싱어2에는 박상돈 씨 동생 박상규 씨도 참여하던데요.

 

이동신 :그때 상돈 형 실시간 검색어 1위했어요(웃음).

 

박상돈 : 동생이 출연했는데 왜 제가 검색되는 걸까요(웃음). 저희 집에 아들만 두 명인데 함께 성악을 해요. 초.중.고.대학교까지 다 동문이에요. 방송을 보니까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저를 좋아해주셨던 만큼 동생에게도 많은 관심이 가니까 형으로서 뿌듯하고, 저는 준우승을 했는데 동생은 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이동신 : 저는 팬텀싱어를 통해서 중창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여러 명이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있고, 저도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감이 컸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는데, 좀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됐다고 할까요. 사실 성악계의 경우 오를 수 있는 무대는 한정돼 있는 반면 유학을 다녀오거나 잘 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요. 팬텀싱어2에 호텔에서 노래하는 분이 나오셨는데 심사위원들이 좋게 평가해주시니까 첫 마디가 ‘이제 노래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그 상황에서 부적절했는지 몰라도 저는 이해가 됐어요. 팬텀싱어를 통해 얻게 된 더 많은 무대와 기회들... 대중의 사랑도 정말 감사하고요.

 

곽동현 : 저는 아직도 집에 선물이 오거나 공연할 때 밥차를 보내주시면 신기해요. 2010년에 데뷔했고 음반도 내고 일본도 오가며 활동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거든요. ‘히든싱어-김경호’ 편에 출연한 뒤로는 모창 이미지가 강해서 그걸 안고 그냥 고음 잘하는 사람으로 활동했는데 팬텀싱어를 통해 모창 가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났고, 록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도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가수로 봐주시더라고요. 생활도 많이 나아졌고요.

 

반면 이런 흐름도 유행일 수 있고, 자칫 또 다른 이미지로 굳힐 수 있는 만큼 각자의 길에 대한 고민도 하실 것 같은데요. 어떤 마음가짐, 또는 각오인가요?

 

박상돈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면 저희 공연 타이틀이 <오버 더 크로스오버>인데(웃음). 사실 크로스오버라는 말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그 단어에 갇힐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는 꾸준히 각자의 음악을 하고 있고, 새로운 움직임을 통해서 원래 하고 있던 음악을 알리고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은 거니까요.
 
곽동현 :저는 좀 단순해졌어요. 정통 록이라고 하면 굉장히 매니악하게 들리잖아요. 예전에는 저도 그랬는데, 그것 또한 한쪽으로 치우친 면이 있다고 생각되더라고요. 물론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건 있지만, 저를 좋아하는 대중을 외면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음악적인 방향에 대한 큰 욕심은 없어요.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사람들이 자주 듣는 것, 그런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이동신 : 클래식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않고 고전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가치로 지니는 면이 있잖아요, 박물관처럼. 그런데 저는 불완전한 이동신인 것 같아요. 어느 한쪽으로 생각을 굳히면 다른 쪽에 대한 갈증이 크더라고요. 때마침 팬텀싱어라는 프로그램과 불완전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리려는 제 생각이 잘 합치된 것 같아요. 고정된 틀에 갇혀있지 않기 때문에 살짝 무게 중심을 달리하면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저는 그 경계에서 계속 말랑말랑하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알려진 사람보다 실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되면 그 실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죠. 새로운 길도 열리고요. 팬텀싱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알린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 씨에게도 수많은 무대와 색다른 기회들이 마련되고 있는데요. 인터뷰를 끝낸 뒤 문득 1년 뒤 이들이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왠지 각자 상당히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 같죠? 고은성, 곽동현, 박상돈, 이동신이 함께 꾸미는 <오버 더 크로스오버 콘서트>는 9월 23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주, 고양, 서울, 광주에서 공연을 이어갑니다. 팬텀싱어 결승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듯 크로스오버 너머에도 그들만의 또 다른 음악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뮤지컬 의 반전이 있는 배우 한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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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오래 취재하다 보니 재밌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때로는 초연보다 재연의 부담이 큰 것처럼 인터뷰 역시 첫 번째 만남보다 두 번째 만남이 더 긴장된다는 겁니다. 대화를 나눈 시간은 똑같지만, 기자는 인터뷰 뒤에도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듣고 기사를 쓰면서 인터뷰이에 대한 나름의 이미지가 좀 더 깊게 형성되죠. 또 그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보면서 객관적인, 또는 주관적인 정보가 누적되다 보니 두 번째 인터뷰 길에는 상대를 조금은 알고 있다는 반가움과 오랜만이라는 설렘이 생깁니다. 특히 데뷔 즈음에 만났던 인터뷰이를 오랜만에 다시 만난다면 감정은 훨씬 복잡해집니다. 기자는 쭉 지켜봤으니까요.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은 무려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겁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당시에는 ‘주목받는 배우’였는데 언젠가부터 ‘주역’만 꿰차고 있는 배우입니다. 뮤지컬 <나폴레옹>에서도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한지상 씨 얘기인데요. 폭우가 쏟아지는 한낮,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한지상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군무] 외로운 황제_한지상, 박혜나, 정상윤.jpg

 

“연습기간이 참 힘들었어요. 라이선스 작품인데도 처음에는 뼈대에 불과했거든요. 그 사이를 채우기 위해, 개연성과 캐릭터를 위해 배우들이 반은 창작을 하지 않았나. 이 작품 사랑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웃음).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됐죠. 지금도 다들 고삐를 늦추지 않고 열심히 달리고 있고요.”

 

일단은 성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지난 7월 국내 초연된 뮤지컬 <나폴레옹>. 나폴레옹이라는 매력적인 인물, 화려한 무대세트와 의상, 웅장한 음악에도 불구하고 개연성이 부족한 극의 전개로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거든요. 극도 극이지만, 영웅이면서 동시에 폭군이라는 평을 받는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부담도 컸을 테고요. 


“나폴레옹은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죠. 수많은 면모를 갖고 있잖아요. 핵심은 밑바닥 출신이 황제가 되는 여정이에요. 하급 인물이 어떻게 황제가 돼 가는지, 힘을 갖게 되면서 이 사람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어떻게 파멸을 맞는지. 1막이 성공을 위해 달리는 나폴레옹이라면 2막에서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카리스마 넘치고, 진보적인 면도 있고, 한편으로는 한 여자만을 사랑할 정도로 순수하지만 그 사랑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거기에 처음과 끝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마지막에는 빈털터리로 돌아가는 허무함. 너무 인간적인 것 같아요.”

 

뮤지컬 <나폴레옹>에서는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사랑이 극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데요. 한지상 씨가 생각하는 정선아, 박혜나, 홍서영 조세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영상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나폴레옹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셨어요?


“일단 불가능이 없는 모습을 극대화하고 싶었어요. 그런 모습 있잖아요. 어디에 내놓아도 살아남으려는, 어떤 상황이든 이겨내고 극복할 것 같은 의지,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엄청난 집착, 야망, 근거 없는 자신감... 저한테도 비슷한 면이 있거든요. 원하는 것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진짜 하고 싶은 건 나폴레옹처럼 끝까지 가는 깡이 있어요.”

 

그러고 보면 최근작들만 봐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 <프랑켄슈타인>의 앙리 뒤프레, <데스노트>의 라이토, 그리고 나폴레옹까지 캐릭터가 강하기도 하지만 다 반전이 있는 인물이네요. 이제 작품이나 캐릭터를 선택하실 텐데, 이런 복합적인 캐릭터를 선호하는 건가요(웃음)?


“선택이라는 행위를 조금이나마 하게 된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웃음). 저는 조연도 오래 했고, 정말 한 계단 한 계단 걸어왔거든요. 그런데 여러 자아와 만나는 인물의 상태와 상황에 관심이 많긴 해요. 그래서 제가 했던 캐릭터를 다 좋아해요. 사람 안에 많은 자아가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면 저처럼 내성적이고 평범한 사람은 절대로 배우를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내가 또 다른 나를 발견했을 때의 느낌, 그 느낌이 정말 감사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의리를 계속 지키고 싶어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좀 복합적인 캐릭터를 맡나 봐요.” 

 

실제 성격이 그렇게 복합적이지는 않죠(웃음)?


“누구랑 있느냐에 따라 좀 달라요,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어떤 시점이냐, 누구와 시간과 공간을 나누느냐에 따라 다르죠. 친한 사람한테는 편하고 만만하고 쉬운 사람이에요. 평소에 친한 사람들 말도 잘 듣고(웃음). 다만 원하는 것이 있고 필요한 상황에서는 고집을 피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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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얘기를 잠깐 하셨는데, 제가 10년 전에 뮤지컬 <밴디트> 때 한지상 씨를 처음 만났거든요. 당시에는 ‘주목받는 배우’라고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언젠가부터 당당히 주역만 꿰차고 계시잖아요. 전환점이 된 작품, 캐릭터가 있겠죠?


“배우라면 자신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을 만날 때가 있죠. 작품과 캐릭터, 배우의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필요하거든요. 저는 아무래도 유다가 아니었을까. <넥스트 투 노멀>, <프랑켄슈타인> 등 탄탄한 이야기와 주옥같은 노래가 있는 작품에서 저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나서 감사하죠. 물론 그 운을 잡기까지는 스스로 험난한 싸움이 있는 긴 여정이 있었어요.”
 
예전에도 노래는 잘 부르셨지만, 유다부터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노래를 너무 잘 하니까 얄미울 정도더라고요(웃음).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요?


“성대를 단련한 건 있죠. 따로 레슨을 받지는 않았지만, 혼자 연구하고 개발을 많이 했어요. 나폴레옹 같은 집착으로(웃음). 사실 대학 때만 해도 뮤지컬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데뷔하는 차원에서 2005년 <그리스>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뮤지컬은 일단 노래 오디션에서 합격해야 연기를 보일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2007년에 <스위니토드> 초연을 하게 됐는데, 그때 가왕들이 즐비했어요. 저와 더블이 (홍)광호, 그리고 (류)정한이 형, (양)준모 형, (임)태경이 형, 박완 형은 팝페라 가수예요. 제가 어땠겠어요. 노래 실력을 키워야겠더라고요. 그래서 도둑질 많이 했죠(웃음). 광호는 어떻게 하나,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하나. 이것저것 훔치고 섞어서 저에게 맞게 만들어가다 유다까지 간 거예요. 물론 뮤지컬을 하면 음악감독이라는 존재를 만나니까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그런데 솔직히 지금은 예전처럼 노래가 되지는 않아요. 사람은 관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부분에서 성장하게 되잖아요. 지금은 배우라는 큰 틀의 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노래보다는 작품과 인물에 맞는 톤과 창법을 찾는 데, 내 안의 어떤 나를 끄집어내느냐를 고민하는 데 더 공을 들이죠.”

 

이제 가창력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도달한 면도 있죠. 무대는 <데스노트> 이후 오랜만이잖아요. 드라마에 이어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 등 말씀하신 것처럼 배우라는 큰 틀의 꿈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데, 그럼에도 무대를 다시 찾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무대는 중간에 시동을 끄지 않는다는 거죠. 카메라 예술과 달리 인터미션 빼고는 3시간 동안 시동을 끄지 않고, 그 안에서는 편집도 저희가 해요. 라이브, 그야말로 배우예술이잖아요. 사실 방송이나 영화는 메커니즘이 너무 다르니까 각오를 했는데도 충격이 컸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편해졌다, 즐기고 놀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은 이들 매체보다 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제가 원하는 작품이고 제 장점을 좀 더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라면 오디션을 보고 싶어요. 떨어지더라도 오디션에 참여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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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에 다시 만난다면 그때 한지상 씨는 어떤 배우일까요?


“저는 다양성, 인간의 긴 여정에 관심이 많아요. 사람은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지만, 한번 변하면 무섭거든요. 그래서 가장 무서운 것도 나인 것 같아요. 나를 이기는 게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전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요. 10년 뒤에도 저 자신과 싸우고 있는 철들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네요.”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테이블 너머의 한지상 씨가 정말이지 조금 어려 보였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무척이나 커 보이고, 비현실적이고, 무엇보다 참 특이한 캐릭터들만 연기했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10년 전 인터뷰를 어색해하던 신인 시절의 모습이 살짝 엿보였다고 할까요. 한 걸음 한 걸음 배우로서 치열하게 달려온 시간이 느껴져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10년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 역시 공연을 오래 취재하면서 발견하는 또 다른 재미죠. 뮤지컬 <나폴레옹>은 샤롯데씨어터에서 10월 22일까지 공연됩니다. 한지상 씨를 비롯해 배우들의 힘으로 한결 매끄러워진 무대를 직접 확인해 보시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페스티벌 절대 강자 데이브레이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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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싱그럽다면 여름에는 뜨겁고 가을에는 한껏 운치 있는 것, 바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완연한 가을색을 드러낸 페스티벌이 일제히 손짓하고 있는데요. 각양각색의 페스티벌을 그들만의 상쾌한 에너지로 행복하게 물들이는 밴드가 있습니다. 그래서 계절 불문, 지역 불문, 성향 불문, 어떤 페스티벌에서나 러브콜 1순위인 그룹 데이브레이크인데요. <라임 트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이 가을에만 <조이올팍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등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데이브레이크 멤버 이원석(보컬), 정유종(기타),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 씨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예스24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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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아무도 모르게 우리끼리만 바쁜 거죠(웃음). 요즘은 일주일에 공연이 3~4회, 중간에 라디오 방송도 있어요. 생각해 보면 꾸준히 이렇게 해왔어요. 그래서 저희 노래를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TV에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데이브레이크. 최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죠. 여의도에서 만난 이유도 그들이 참여한 라디오 공개방송 직후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재밌는 건 ‘데이브레이크’를 모르는 사람은 많은데, 그들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원석 :이번에 청와대 갔을 때도 관객들이 '누구지?' 하는 표정으로 계시다가 '들었다 놨다'가 저희 노래라고 했더니 '아!' '니가 있어 좋다' 한 소절 불렀더니 '아!!' 노래는 많이 알아주시더라고요(웃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매체에 자주 출연한 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노래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잖아요. 팬층도 다양하고. 비결이 뭘까요? 
 
이원석 :팬층은 정말 다양해요. 아무래도 저희 노래가 멜로디가 쉽고 메시지도 간결하고 재밌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저희가 공연 위주로 활동하니까 노래를 알리는데 걸리는 시간도 좀 더 걸리는 것 같아요. 요즘은 발표하면 일주일도 안 돼서 차트에서 사라지는 휘발성 노래들이 많은데, 저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노래해요. '들었다 놨다'가 2010년에 나왔는데 3년 걸리더라고요.

 

정유종 :휘발유를 계속 들이붓는 거죠, 꺼지지 말라고(웃음).

 

이원석 :작년에 4집을 내면서 이 기간을 반으로 줄여보자는 각오로 활동했는데, 1년 좀 지났는데 청와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그 정도 시청률이면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좀 전에 공개방송에서도 ‘꽃길만 걷게 해줄게’ 많이들 아시더라고요.

 

노래를 듣고 예상한 것보다 멤버들의 나이가 많아서 놀랐다는 얘기 들으시죠(웃음)? 어떻게 하면 이렇게 풋풋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나요?

 

이원석 :또래 친구들을 안 만나는 것 같아요(웃음). 그런 얘기는 많이 듣는데, 비결까지는 거창하고 나이를 잘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 같아요. '요즘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해? 이런 얘기 많이 해?' 그러면 호기심도 갖고 같이 보고 즐기고 그러는 편이에요.

 

정유종 :저희가 다 철부지예요. 재밌는 거 좋아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이원석 : 사실 뮤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좀 짧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더 나이 들어서도 이런 느낌을 간직하고 활동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그럴 때 그냥 잊자, 시간의 흐름을 잊고 지금 이 공연, 이번 앨범을 만끽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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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페스티벌에도 일제히 이름을 올리셨는데, 페스티벌이 일반 무대와는 좀 다르죠?

 

이원석 :그렇죠, 아무래도 즐기러 오시는 분들이니까 저희가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환호를 해주세죠.

 

정유종 :너희가 뭘 하든 나는 즐거워해주겠어(웃음)!

 

이원석 :사실 밴드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소모가 많기는 해요. 누군가에게는 첫 페스티벌이고, 데이브레이크와 첫 만남일 수 있으니까 최대한 즐겁게, 잘 해내야 하거든요. 하지만 매순간이 에너지 넘칠 수는 없잖아요. 물론 좀 힘들더라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즐겁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서 공연이 없을 때는 아무 것도 안 하게 돼요. 마음을 비워낸다고 할까.

 

페스티벌에 워낙 많이 참여하니까 페스티벌마다 나름의 특징도 파악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원석 :글쎄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인디 뮤지션이 많이 나오니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 낭만적으로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뜨겁다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랄까. <펜타포트>나 <지산록페>는 정말 뜨겁죠. 날씨가 덥기도 하고.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에 돗자리 펴놓고 정말 소풍 같은. <그린플러그드>는 뜨거움과 낭만의 중간 즈음인데, 워낙 출연하는 팀이 많으니까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요. <조이올팍>은 올림픽공원 안에서 할 수 있는 특화된 느낌을 잘 표현하는 것 같고,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재즈라는 이름을 내걸고 하니까 평소에 접하기 힘든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고,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고요.

 

그럼 페스티벌에 따라 준비하는 것도 달라지나요?

 

김선일 :준비하는 곡은 비슷한데, 원석이가 무대를 이끌어 가니까 멘트도 그렇고 연출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분위기가 좀 달라지죠.

 

이원석 :곡의 순서를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들었다 놨다', '좋다'처럼 사람들이 잘 아는 노래의 배치를 신경 쓰는데, 라인업을 보면서 이 페스티벌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을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앞 팀이 좀 세거나 분위기를 확 바꿔야겠다 싶으면 '들어다 놨다'를 먼저 노래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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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이 2007년에 발표됐는데 그 동안 멤버 교체 없이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는 건 대단하죠. 서로 성격을 잘 알고, 잘 맞추지 않나 싶어요. 시계방향으로 각 멤버의 장점 한번 얘기해 줄까요(웃음)?

 

정유종 :장원이 형은... 음악을 참 잘해요(웃음). 건반을 잘 치고 재치가 있어요. 요즘은 요리도 잘해요.

 

김장원 :선일이 형은 안 지 15년 정도 됐는데 내내 사람을 참 잘 챙겨요.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예전에는 웬 오지랖인가 싫기도 했는데, 오래 같이 있다 보니까 깊은 뜻을 알게 됐죠. 


김선일 :원석이는 일단 저희 팀의 프론트맨인데 동안이에요. 정말 고맙죠(웃음). 그리고 판단할 때 냉철하고 꼼꼼해요. 저희는 놓치는 것들도 원석이가 얘기해주는 부분이 많아요.

 

이원석 :이런 거 무척 오랜만에 해보네요. 유종이는 제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뜨거워요. 확실하다고 할까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고. 같이 있는 사람까지 뜨겁게 만들어주죠. 밴드에 큰 활력을 줍니다.

 

 

장점만 얘기할 수는 없죠! 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의 단점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10년이면 위기도 있을 법 한데요. 최대의 위기는 언제였을까요?

 

김선일 :언제나 최대의 위기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오래돼서 편하니까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항상 조심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미숙해서 그런 부분에서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거든요.

 

이원석 : 사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해체 위기였어요(웃음).

 

정유종 :저는 아까 단점 얘기할 때가 최대의 위기였던 것 같아요. 왜 반대로 안 돌죠(웃음)?

 

음악적인 성향 때문에도 부딪힐 수 있잖아요.

 

이원석 :웬만하면 그쪽은 안 건드리려고 해요. 성향이 많이 다르거든요.

 

김장원 :팝음악을 좋아하는 큰 그림은 비슷한 것 같은데,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방향이 좀 다르더라고요.

 

김선일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각자 파트에 대한 관심이 깊죠.

 

정유종 :밴드가 힘들면서도 재밌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인 것 같아요. 두 마디 가지고 2~3시간 싸울 때도 많거든요. 작곡가 한 명이 곡을 쓰거나 솔로 아티스트면 그런 일이 많지 않을 텐데, 밴드는 그 싸움이 음악을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힘들기도 하지만 그 싸움이 잘 해결돼서 앨범이 나올 때, 그 음악을 좋아해주실 때 보람이 크죠.

 

김선일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니까 언변만 느는 것 같아요. 주로 원석이가 이겨서 저희가 주로 설득 당하지만(웃음).

 

이원석 : 음악은 정답이 없잖아요. 어디로든 가야 하는데, 이 길로 가자고 했을 때 아무래도 보컬이기 때문에 배려해주는 것들이 있죠. 노래가 있는 음악이니까, 뮤지션들은 기타나 베이스 등을 디테일하게 따지겠지만 대중이 처음 들었을 때 쉽게 다가오는 건 노래나 가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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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내에서 악기 외에 각자의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원석 :선일이가 없었으면 이렇게 유지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엄마 같다고 할까요.

 

김선일 : 사실 멤버끼리는 이런 얘기를 할 기회가 없는데, 요즘 들어 멤버들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어요.

 

이원석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얘가 필요한 겁니다(웃음).

 

정유종 : 선일이 형이 엄마라면 원석이 형이 아빠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곡의 방향을 정하고, 일을 추진하거든요. 장원이 형은 음악적으로 아우르는 힘이 있고, 저는 형들을 잘 보필하고 있죠(웃음).

 

김장원 :유종이는 계속 기름 부어서 잘 굴러가게 하죠(웃음).

 

그렇다면 데이브레이크 음악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이원석 :처음에 밴드를 결성하고 1집이 잘 안 됐지만 2집을 패기 있게 만들 때는 소위 말해 '뜨고 싶다, 음악 하면서 돈 많이 벌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고, 차트에도 올라가고' 그런 열망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지금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데 우리가 만든 음악이 꽤 스테디하게 불리고 있더라고요. 뜨겁게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응원가, 예능 BGM, 광고에도 쓰이는 등 다양하게 재생산되고 있고. 이런 느낌의 음악을 계속 만들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 언제 공연장에서 만나도 기분 좋은 친구들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할까요?

 

이원석 :정말 감사해요. 어떨 때는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 응원해주나,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에 비해 참 많은 사랑을 주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만들 때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우리가 재밌겠지? 멋있게 공연할 수 있겠지?'를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그분들이 어떤 음악을 들으면 행복할까?'를 많이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고. 데이브레이크 음악은 공연장에서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으니까, 연말에도 단독공연 예정돼 있거든요. 많이 와서 즐겨 주세요.

 

기사가 너무 정갈하게 나온 것 같은데, 사실 인터뷰 현장은 훨씬 난장판이었습니다(웃음). 웃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이원석 씨가 주로 얘기를 하기는 했지만, 김선일, 김장원, 정유종 씨의 곁다리 말장난이 어찌나 심한지 말이죠. 평소 네 남자가 이렇게 지내는구나, 그래서 그들의 음악은 나이 들지 않나 봅니다.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공연장에서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했던가요? 올 가을 페스티벌에서도 데이브레이크와 함께 꽃길만 걸어보시죠. 알아서 들었다 놨다 해줄 겁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키워드로 보는 나훈아 컴백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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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씨 컴백 콘서트가 연일 화제다. 피부로 느끼기에는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보다 더 많은 얘기들이 오가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문화 대통령 서태지도 아니고, 인기 아이돌이나 해외 팝스타의 공연도 아니고, 11년 만에 얼굴을 드러내는 70대 가수의 콘서트가 12분 만에 매진됐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식지 않은 ‘나훈아’의 파워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훈아 콘서트 관련 주요 키워드로 그의 공연을 살펴본다.   

 

드림(DREAM) :나훈아 컴백 콘서트 제목 ‘드림(DREAM)’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2006년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 뒤 각종 소문에 휩싸인 그는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다. 꿈을 팔려면 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꿈을 잃어버렸다. 다시 꿈을 찾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며 급기야 모습을 감췄다. 그런 그가 11년 만에 ‘Dream Again’이라는 신보와 함께 다시 나타났고, <드림 콘서트>로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가 되찾은 꿈이 무엇인지, 꿈을 되찾은 나훈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디지털 : 올해 나이 일흔 살인 트로트 가수 나훈아와 ‘디지털’은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나훈아는 컴백과 함께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발매된 새 앨범 ‘Dream Again’은 보급형, 화보형 CD와 함께 USB 음반으로도 유통되고 있고, 신곡 ‘남자의 인생’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됐다. 물론 나훈아의 새 노래들은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도 공개됐다. 그런가하면 인터넷에서 ‘나훈아’를 검색하면 공연 티켓 예매 사이트가 나온다. 사이트는 그야말로 간결하다. 신곡 ‘남자의 인생’ 뮤직 비디오와 함께 공연 티켓, 앨범 구매가 가능한 사이트로 연동되도록 꾸며 놓았다. 능숙하지는 않더라도 인터넷에 익숙해지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게 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변화일 것이다.

 

신비주의 :나훈아야 말로 신비주의의 원조가 아닐까. ‘섭외 1순위’인 그는 여전히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11년 만의 복귀건만 새 앨범 발표 뒤 그 흔한 기자회견도 없었다. 그 어디에서도 그의 말 한마디 들을 수 없다. 노래를 들으러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만 오롯이 나훈아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된 만큼 그 희소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11년 만의 만남이니 이번 공연이 화제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훈아의 신비주의는 어르신인 70대에도 그를 ‘영원한 오빠’, ‘스타 가수’로 지켜주고 있는 셈이다. 

 

티켓 매진 : 1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일까. 11월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3개 도시에서 열리는 나훈아 컴백 콘서트가 모두 매진됐다. 예매 시작 7분 만에 사흘간의 서울 공연 9천 석이 모두 팔렸고, 부산과 대구에서 사흘씩 진행되는 공연도 잇따라 매진됐다. 3개 지역이 모두 매진되는 데는 12분이 소요됐다. 공연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홀,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 각각 3천 석 이상이니

 

총 9회 공연, 3만 석에 가까운 자리가 12분 만에 빠져나간 셈이다. 예매 전부터 예매처 고객센터에는 문의가 폭주했고, 티켓 예매를 위한 신규 회원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티켓 오픈 때는 인기 아이돌 못지않은 트래픽이 발생했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도 등장할 정도였으니 예매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30대 예매율 :나훈아 컴백 콘서트가 화제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의 노래에 환호하고 공연장까지 달려가는 사람은 대부분 50대 이상일 것이다. 대중음악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구간은 가수의 나이를 기준으로 위아래 각각 15살 정도까지의 사람들이 아닐까. 음악을 듣는 소비자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에 좋아했던 가수들이 언니, 오빠였다면 30~40대가 돼서는 요즘 유행인 노래도 즐겨 듣게 되니까. 요즘 10대 아이돌이 많다 보니 아래로는 나이가 조금 더 확장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음반을 사고 공연까지 보러 갈 때는 위아래 15살의 구간을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대중음악은 ‘공감’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나훈아 컴백 콘서트 예매율을 보면 30대가 1위(51.5%), 20대가 2위(31%)를 기록했다. 보통 20대가 50%를 웃도는 아이돌 콘서트 예매율과는 차이를 보인다. 나훈아 씨 나이가 올해 70살이니 자녀들이, 손주들이 인터넷 예매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과 조부모 대신 적극적으로 예매에 나선 것을 알 수 있다.

 

불효자 :나훈아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한 자녀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편할까. 이른바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의 상황을 설명해도 실망한 부모님 앞에서 고개 숙인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다. 더욱 속상한 것은 중고 사이트에서 2~3배의 웃돈을 붙인 티켓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암표 때문에 요즘 어떤 공연이 몇 분 만에 매진됐다고 하면 100% 인기로만 생각되지 않는다(물론 잘 팔릴 공연에 암표상들도 몰리겠지만.). 어쨌든 ‘피켓팅’에 실패했다면 ‘취켓팅(취소표 티켓팅)’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인기 공연은 취소표가 나오기 힘들지만, 과거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 때도 종종 취소표가 나오더라. 사람들에게는 이런저런 사정이라는 게 생기고, 암표상들도 공연일이 다가오는데도 표가 팔리지 않으면 예매를 취소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대신 공연 예매처를 자주 확인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완벽주의 :나훈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완벽주의’다. 대중과 소통하는 유일한 길이 공연인 만큼 완벽한 무대를 준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11년 만의 컴백 공연이니 오죽하겠는가. <드림 콘서트> 역시 그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다. 100여 명의 스태프가 동원됐고, 무용단, 합창단, 악단 등 50여 명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노래뿐만 아니라 타고난 이야기꾼이기도 한 나훈아. 노래에서 이야기, 의상, 표정, 제스처까지 오랜 시간 그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배우 백성현이 사랑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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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한 분들이 많을 이 작품은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다나베 세이코가 ‘월간 가도카와’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다리가 불편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조제(쿠미오)와 대학 졸업을 앞둔 츠네오의 사랑, 그리고 이별 이야기입니다. 2003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얼마 전 연극으로 제작돼 소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연극이라는 장르를 무척 아끼는 관객이라도 내심 걱정이 됐을 겁니다. 원작의 섬세한 색채와 정서를 연극만의 언어로 되살릴 수 있을까... 공연을 보고 나니 기우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연극<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무대가 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으로 관객들을 맞고 있거든요.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애정도 남다릅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통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배우 백성현 씨도 ‘무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백성현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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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가고 싶은 연습실이었어요. 함께 고민하고, 농담도 작품 관련해서만 하고, 술을 마셔도 작품 얘기뿐이고. 좋은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공연을 하면서 맞춰 가자’가 아니라 ‘첫공부터 완벽하게 하자’는 마음으로요.”

 

그래서인지 초연에 프리뷰 기간인데도 반응이 꽤 좋네요. 백성현 씨는 영화를 많이 좋아했고, 이번 연극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작품도 고사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 팬이면 연극을 준비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작진도 부담스러웠겠는데요(웃음)?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서 제가 장면 하나하나 다 분석하고 있을 정도니까 좀 곤란해 하셨죠(웃음). 그런데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해야 하나, 놓치지 않아야 할 감성들을 얘기하니까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셨어요. 하지만 원작이 있다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기대가 크고 설렜는데 한 달 정도 준비하다 보니까 연극은 영화처럼 다 담아낼 수가 없잖아요, 시간적인 흐름이나 공간적인 면이나. 초조해지더라고요. 좋아하는 작품으로 그냥 남겨둘 걸 그랬나(웃음). 처음에 영화를 너무 좇으려다 보니까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원작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영화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다만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영화의 색깔과 감정선은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했고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라 관객 입장에서도 영화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텐데요.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만의 매력은 어떤 걸까요?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이 많이 오실 텐데 고정된 무대 안에서 극을 쭉 이어가다 보니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등장인물도, 장면도. 사실 영화는 편집이 있고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저희는 등퇴장도 해야 하고 극장 구조가 독특해서 이 상황에 맞게 드라마를 입혀야 하잖아요. 하지만 영화 팬인 제가 봐도 괜찮은 것 같아요(웃음). 특히 연극만의 강점이라면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적으로 접하는 게 아닐까. 조제가 의자에서 쿵 떨어지거나 기어 다니는 모습을 화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앞에서 보니까 확실히 에너지가 다르죠. 그래서 불편하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 불편함이 연극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런 매력에 연극을 하시는 건가요(웃음)?


“그렇죠, 다른 매체를 통해 연기할 때와 연극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는 배우들, 좋아하는 형님들이 ‘배우는 무대에 서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솔직히 처음에는 자신 없었지만 해보자는 각오로 참여했는데, 이제는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한 장면에 대한 몰입이 굉장히 중요한데, 연극은 관객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가잖아요. 많이 어렵긴 하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이죠.”

 

한 인물을 여러 배우가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공연의 특징이잖아요. 츠네오를 백성현 씨 외에 김찬호, 서영주 씨도 연기하는데 알게 모르게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많이 다른가요?


“많이 다르죠, 나이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니까. 느끼고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게 달라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찬호 형은 특유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이 실려 있어요. 외향적이고 밝고 표현도 직접적이고. 영주는 생각을 많이 하고 말도 아끼는 편이라 그런지 굉장히 정적이고요. 두 사람을 보면 극과 극이라 표현이 저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셨나요?


“첫인상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매니저 형님이 남자배우는 꼭 봐둬야 할 것 같다며 추천해 주셨는데, 처음에는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안 예쁜 거예요, 불편하고.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영화를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저게 드라마구나!’라는 생각. 내가 겪었던 누군가가 생각나고. 그래서 명작인 것 같아요. 공연을 보시는 분들도 내가 열렬히 사랑했던, 하지만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는 그 누군가가 생각났으면 좋겠어요.”

 

작품 준비하면서도 계속 생각하셨을 텐데, 열렬히 사랑하는데 왜 함께하지 못할까요(웃음)?


“20대의 불완전함 때문인 것 같아요. 츠네오 역을 함께 연기하는 입장에서 영주는 이제 그걸 겪을 나이고, 찬호 형과 저는 다 겪었잖아요. 찬호 형과 그 얘기를 많이 했어요. 우리 마음속에 조제는 누구나 한 명씩 있다, 왜 함께 하지 못했을까, 만약 지금 조제를 만난다면 계속 함께할 수 있을 텐데... 20대에는 두렵고,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안아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한번 그런 사랑을 하고 나면...


“못하죠, 그 마음이 쉽지 않죠(웃음).”

 

여러분은 츠네오를 이해하나요? 아니면 ‘나쁜 놈’인가요? 백성현 씨가 무대에서 담아내고 있는 츠네오는 어떤 모습인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어려서부터 연기를 하셨는데, 지겹지는 않았어요? 사실 성인이 돼서도 꾸준히 연기하는 아역 출신 배우가 많지 않잖아요. 성인이 돼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더 힘든 것 같고요. 


“인내심이 많은 것 같아요. 연기가 좋고 재밌고, 그런데 할 때마다 어렵고. 수학처럼 답이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왜 나는 답을 못 찾는지, 나의 달란트가 뭔가를 생각했을 때 연기가 맞는지도 고민했고요. ‘성인이 돼서 연기를 시작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제가 해내야 하는 기준 자체가 많이 가옥하게 여겨지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했고, 그게 지금 연기하는 데 자양분이 되고 있죠. 그리고 저의 재능을 떠나서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감사하죠.”  

 

언뜻 보면 이른바 교회오빠처럼 순해 보이는데 그보다는 자기주장이 강할 것 같습니다. 남자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있을 텐데요.


“다 속고 계시는 거예요(웃음). 저는 남성적인 편이에요. 운동 좋아하고,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남자고. 요즘 드라마에서는 키다리아저씨 같은, 신입사원이면서 한 사람만 바라보는 그런 인물이 많은데, 저는 그게 너무 어려워요. 캐릭터가 세거나 장르물이면 연기할 때는 어려워도 뭔가 한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 악역이나 스릴러물을 해보고 싶죠. 그런데 예전에는 자기주장이 더 심했고 타협도 잘 안 했는데, 요즘은 많이 유해졌어요(웃음). 좋은 게 좋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어떤 역할이나 재밌더라고요.”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10월 말까지 공연되는데,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말씀 들을까요?


“재밌게 작업했고, 지금도 즐겁게 무대에 오르고 있어요. 좋은 분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열정을 쏟았거든요. 이 공연이 정말 잘 돼서 제가 대학로에 올 때마다 공연되고 있으면 좋겠어요.”

 

재연, 삼연이 오를 때는 백성현 씨가 열정을 다해 만들어 놓은 지금의 츠네오가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겠죠. 공연을 보면서 ‘열렬히 사랑했던, 하지만 지금은 함께 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떠올린 걸 보면 아마도 백성현 씨의 바람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10월 29일까지 CJ아지트 대학로에서 공연됩니다.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전해지는 소극장에서 아물지 않은 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빛나고 있는 그 시절의 사랑과 이별을 잠시나마 쓰다듬어 보시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무용가 한선천, 뮤지컬 에서 배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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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9’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그를 뮤지컬 <킹키부츠>의 엔젤로 만날 때는 정말 반가웠습니다. 누구보다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니까요. 무용과 연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댄스시어터 <컨택트>의 귀족으로 무대에 설 때도 마음이 설렜죠. 고운 선과 아름다운 동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뮤지컬 <배쓰맨>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앞선 작품에서는 무용을 전공한 그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었다면 <배쓰맨>은 춤이 무기가 되지 않는, 연기로서 승부해야 하는 뮤지컬이기 때문인데요. 그의 팬이라면 다들 비슷한 감정이겠죠? 바로 현대무용가 한선천 씨 얘기인데요. 뮤지컬 <배쓰맨>을 통해 배우로 첫발을 내딛은 한선천 씨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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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왜 뮤지컬을 하려 하느냐고. <배쓰맨>에서 줄리오라는 배역을 맡으니까 ‘선천 씨 발음 많이 안 좋은데, 노래는 잘 할 수 있나?’ 더 걱정을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러게요, 이번 공연은 안무가 돋보이는 뮤지컬이 아닌데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장르고, 사실 대사도 해보고 싶었고, 노래도 해보고 싶었어요(웃음). 배우로 활동하고 싶어서 3년 정도 연기와 노래를 꾸준히 배웠거든요. 무용은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를 만들면서 동작의 세세함을 표현하는데, 연기는 직접 캐릭터가 돼서 표현하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캐릭터 안에서 표현하니까 제가 아닌 다른 사람도 돼 보고, 그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밌고요.”

 

주위의 평가는 어떤가요?


“기대를 많이 안 하셨나 봐요, 대부분 ‘생각보다 잘 하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팬 분들도 재밌게 봤다고 하시고요. 물론 다른 배우들보다 연기나 노래 모두 실력이 뒤쳐질 거라 생각하지만, 어차피 제가 배우로 걸어갈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듣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일단 해보고, 거기에 대한 평가를 듣고, 필요한 부분을 바꾸는 편이거든요. 적절한 시기에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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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로 춤이 기반이 되는 뮤지컬에 참여하는 것과 아예 배우의 길을 걷겠다는 것은 다르잖아요. 다른 배우들보다 약한 점에 대해 가혹한 평가가 뒤따를 수도 있는데요(웃음).


“무용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까 오디션을 보러 갈 때도 ‘쟤는 그냥 춤추는 사람이잖아’ 라는 편견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무용을 10년 한 만큼 다른 분들은 오래 연기를 하셨고, 저는 이제 시작하는 거니까 좀 더 노력하고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이 배우고 매도 많이 맞아야죠. <배쓰맨>연습 초반에도 주눅이 너무 들어서 대본 리딩할 때도 자신이 없었는데, 형들한테 많이 배웠어요. 특히 최석진(귀현), 최미소(비너스)는 중학교 동창이라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줬어요.”

 

선입견이 있더라도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오해가 풀릴 것 같은데요. 겸손하고 따뜻한 성격일 것 같아요.


“허당이고, 진짜 어리버리해요. 성격도 이런 데다 나이에 비해 다들 어려보인다고 하니까 일을 할 때는 좀 차가운 척,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할 때도 있는데, 솔직히 아직 스물두 살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에요(웃음). 장난기도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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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때문인가요? 정말 어려 보이고 선도 고운데, 얼굴도 몸도 따로 관리하시나요(웃음)?


<배쓰맨>에서 나름 노출이 있다고 해서 한 달 정도 운동을 했어요. 몸이 만들어지기는 했는데 움직일 때 좀 둔하더라고요. 저한테 이런 운동은 안 맞나 봐요. 수시로 스트레칭은 해요. 계속 관리하는데도 예전만큼 유연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얼굴은 따로 관리하는 건 없고, 아는 형이 팩을 사줘서 자기 전에 팩은 해요(웃음).”

 

흔히 무용하는 남자들은 좀 여성스럽다고 생각하잖아요.


“에휴, 아니에요. 대부분 남자답고 터프하고, 그런 분들이 더 많아요. 저도 남성적이에요. 제 입으로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츤데레’라고 할까요. 터프하다기보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웃음).”

 

뮤지컬 <배쓰맨>은 남성 전용 목욕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신사들의 이야기인데, 극중 세신하는 장면도 있잖아요. 동작은 어떻게 연습했나요?


“동작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관객들이 실제처럼 느끼실 수 있도록 연구를 많이 했어요. ‘때밀이’니까 처음에는 미는 것에 집중했는데 영상 자료를 찾아보니까 미는 것보다 당기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살살살 밀고 쭉 당기는.”

 

 

 

목욕탕에서 직접 체험해봤겠죠? 이에 대한 답변은 영상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그런데 창작 초연이라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어요. <킹키부츠>나 <컨택트>는 라이선스라서 정해진 틀 안에서 제 것을 찾으면 됐는데, 이 작품은 창작이라 날마다 바뀌고, 대사도 계속 바뀌고, 공연 중에도 바뀌니까 따라가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작품을 좀 이해하고 줄리오라는 캐릭터를 알게 되니까 이제는 뭘 바꿔달라고 하면 바로 알겠어요. 지금도 관객 반응을 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데,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평소에 뮤지컬은 많이 보세요?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나요?


“같이 작품 했던 선배나 동료들이 있으니까 그 분들 공연 있으면 많이 보죠. 일단 큰 꿈은 <킹키부츠>의 찰리를 하고 싶고(웃음), <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도. 최근에 오디션 봤다 최종에서 떨어졌는데, 그러니까 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웃음). 욕심에는 연극도 해보고 싶은데, 아직 모자란 점이 많아서 배우면서 준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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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무용을 전공할 때와 지금은 걸어가는 길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요?


“어렸을 때 춤을 춘 이유는 막연히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어요. 어떻게 보면 원하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거죠. 그래서 힘들지만 재밌고요. 저는 먼 미래보다는 가까운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은 <배쓰맨>을 무사히 마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이후에는 좀 더 많은 공연이나 드라마에 참여하고 싶어요. 물론 무용도 계속 작업할 거예요. 그래서 멀게 내다보면 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무용과 연극이 섞인,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랫동안 공연을 취재하다 보니 팔이 배우들 편으로 굽었던 걸까요? 한선천 씨에게 ‘배우’라는 타이틀을 쉽게 허락해도 되나 라는 생각에 조금은 날 선 질문도 던져봤는데, 차분하고 겸손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그러니 창작 초연인 <배쓰맨>도,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딛은 한선천 씨도 미흡하고 불안하지만 응원할 수밖에 없네요. 뮤지컬 <배쓰맨>은 11월 26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됩니다. 작품도 배우도 더욱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해 보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가을날의 운치 있는 나들이, 가을 뮤직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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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색이 깊어졌다. 아직 가시지 않은 한낮의 더위를 이겨내느라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바람이 차갑다. 여기저기 단풍 소식이 들리고, 결혼 소식이 들리고, 일조량이 줄어 계절성 우울감이 스멀스멀 엄습해오는, 왠지 쓸쓸하고 시린 가을. 다행인 것은 페스티벌 소식도 들린다. 가을날의 남다른 감성을 음악으로 나누고 달랠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 현장으로 운치 있는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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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에서도 페스티벌을?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17>


가을의 낭만적인 감성에 가장 어울리는 재즈, 추석 연휴의 끝자락인 10월 7일과 8일 성동구 서울숲에서는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은 ‘Nature, Music and Love’를 모토로 재즈 뮤지션들과 싱어송라이터, 대중가수가 함께 하는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1989년 국내 최초로 뉴에이지 피아노 솔로 앨범 ‘비단구두’를 발표한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은 장필순과,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는 남성 듀오 길구봉구의 봉구와, 재즈 보컬리스트 혜원은 알렉스와 함께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를 주축으로 모인 재즈 현악 오케스트라 ‘디어 재즈 오케스트라’와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 피아니스트 윤한의 연주도 가을 서울숲을 더욱 몽환적이고 아름답게 물들일 것이다.  

 

서울숲은 ‘책 읽은 공원, 서울숲’ 이라는 캐치 프레이즈 아래 ‘숲속 작은 도서관’, ‘책수레’ 등 야외 도서관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서점, 출판사들과 함께 책이 있는 음악 축제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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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과거와 현재, 본토와 세계를 담다! <제14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가을을 대표하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10월 2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장수 페스티벌답게 이스라엘을 비롯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20개국에서 총 42개 팀, 257명의 아티스트가 초청됐다. 오프밴드까지 포함하면 자라섬 일원 16개 무대에서 90여 개 팀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라인업을 살펴보면 재즈 마니아를 위한 진정성과 일반 관객을 위한 대중성을 모두 섭렵했다. 특히 재즈의 과거와 현재, 메인스트림과 제3세계가 공존한다. 데이브 그루신과 디노 살루치, 추초 발데스 등 지금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70-80대 재즈 뮤지션들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의 아비샤이 코헨과 노르웨이의 야콥 영 등 다양한 나라의 대표 재즈 아티스트들이 포함돼 있다. 국내 라인업만 봐도 한국 재즈 1세대인 보컬리스트 박성연부터 말로, 서영도, 배장은 등 중견 아티스트를 비롯해 2016 자라섬국제재즈콩쿠르 출신의 이선재, 김준범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런가하면 이번 페스티벌에는 역대 가장 많은 그래미상 수상자들이 참여한다. 데이브 그루신(그래미상 10회, 노미네이트 38회), 추초 발데스(그래미상 9회, 노미네이트 18회), 곤잘로 루발카바(그래미상 4회, 노미네이트 10회), 리 릿나워(그래미상 1회, 노미네이트 16회)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근사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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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실화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7>


10월 21일과 2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깊어가는 가을을 짱짱한 라인업으로 책임질 예정이다. 올해로 11번째 가을 음악 피크닉을 준비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지난 10년을 마감하고 시즌2를 열어가겠다는 각오다. ‘미지의 우주에서 <그랜드 민트페스티벌, GMF>라는 축제를 서서히 꽃피운다’는 테마로 전환과 발전을 꾀하고 있다.

 

관객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라인업. 페스티벌 최적화 뮤지션들은 물론이고 예상치 못한 아티스트와 음악 트렌드도 접목하겠다는 시도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올림픽공원 내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잔디마당), 클럽 미드나잇 선셋(핸드볼경기장), 러빙 포레스트 가든(수변무대), 카페 블로썸 하우스 등 4개의 스테이지에서 정준일, 어반자카파, 박재범, 자이언티, 데이브레이크, 옥상달빛, 10CM, 수지, 브로콜리너마저, 노리플라이, 스탠딩 에그, 포르테 디 콰트로 등 50여 개 팀의 무대를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하면 바로 떠오르는 뮤지션들은 물론이고 다양한 장르의 대세 아티스트들이 눈에 띈다. 특히 수지는 GMF를 통해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출연하는데, 첫 솔로 공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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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만의 멋을 품었다! <사운드바운드 in 개항장>


인천의 구도심 신포동 일대와 부평 신촌에서 5회에 걸쳐 열렸던 <사운드바운드>가 개항장 일원으로 장소를 옮겨 10월 28일과 29일 펼쳐진다. 몽니, 이지형, 조규찬, 프롬, 말로, 소란, 이정선, 조덕배 등 각자의 장르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뮤지션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예까지 총 40개 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페스티벌 사이트는 남다르다. 50년 된 여관건물을 재생 건축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인천여관?루비살롱’, 인천 개항기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100년이 넘은 근대 건축물 안에서 30년 이상 재즈 공연이 펼쳐지는 ‘버텀라인’, 1920년대 지어진 개항장 얼음창고를 재생 건축한 ‘아카이브 카페 빙고’, 옛 돌체소극장을 리모델링해 2009년 재개관한 ‘플레이 캠퍼스’, ‘다락 소극장’, ‘흐르는 물’ 등 인천만의 멋을 품고 있는 장소들이다. 또 2016년 인천 음악씬 이야기를 정리한 전시 <비욘드 레코드>도 챙겨볼 만하다. 

 

가을에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페스티벌


10월 8일 홍대 웨스트 브릿지에서는 아티스트도 여자, 관객도 여자만 참여할 수 있는 <제1회 보라X뮤직페스티벌>이 열리고, 10월 14일 상상마당 춘천에서는 <2017 상상실현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스파클링한 청춘의 스펙터클한 하루’라는 부제답게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 소란, 강산에, 커피소년, 잔나비 등 인기 뮤지션들이 청춘들의 하루를 책임진다. 또 11월 11일과 12일 예스24 라이브홀(구 악스홀)에서는 R&B와 SOUL을 사랑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서울소울페스티벌 2017>이 열린다. 진보, 오왼오바도즈, 수민, 수란, 지소울 등의 무대는 물론 팬 사인회, 인터뷰, 소울 마켓 등을 통해 무대 밖에서도 아티스트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뮤지컬 의 배우 윤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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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2년 만에 무대에 올랐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어여쁜 동화 같지만 화사한 대자연 속 철모가 그려진 포스터가 암시하듯 이 작품의 배경은 전쟁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 군인이 함께 탄 포로수용선이 무인도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100일간의 이야기인데요.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순호는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을 놓은 상태. 여신 이야기에 안정을 되찾은 순호를 위해 남북한 군인이 모두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작전’을 시작합니다. 여신님을 믿는 순진무구한 북한군 순호 역에 전작에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배우가 있죠? 바로 윤지온 씨인데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윤지온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첫공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다만 무척 따뜻한 시선들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인터뷰 당시에는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공연 중이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윤지온 씨가 이들 작품에서 맡은 인물도 북한군으로 같지만, 리해진과 류순호는 달라도 너무 다른 캐릭터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두 인물 모두 17살이고, 북한군이에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죠. 리해진은 굉장히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여린 친구이고, 류순호는 여리고 약하지만 결국은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니까요. 리해진은 딱딱하고 군기가 잡힌 모습인데, 류순호는 텐션과 릴렉스 편차가 심해서 힘들었어요. 연습 때도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순호는 그러면 안 된다는 코멘트를 많이 받았어요.”

 

순호에 4명이 캐스팅된 데다 역대 순호들이 쟁쟁하잖아요. ‘내가 하고 있는 순호가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 텐데요.


“매일 매일 고민했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연출님의 코멘트에 더 귀를 기울였어요. 제가 생각하는 순호를 보여드리고 어떤지 듣고. 연습 기간에는 칭찬을 해주신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첫공 끝나고 밤에 ‘아주 좋았다, 이제야 너만의 순호 색깔을 찾은 것 같다’고 연락하셨어요.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정말 기뻐서 울컥했어요.”

 

이번 시즌을 함께 공연하는 4명의 순호는 각각 어떤 느낌인가요?


“(정)휘는 일단 가지고 있는 모습이 여려서 소중하잖아요. 그 친구는 자체가 보호해주고 싶은 느낌이고, (임)진섭이는 자이언트 베이비라서 그걸 강점으로 형들이 맞춰주더라고요. 또 (서)은광이는 실력파 아이돌이라서... 제가 가장 문제죠(웃음).”

 

그러게요, 리해진을 생각하면 윤지온 씨와 순호는 참 안 어울리는데 실제 성격은 어떨까요?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보시죠!

 

 

 

히스토리 보이즈>, <은밀하게 위대하게>, <여신님이 보고 계셔>까지 남자배우들이 유독 많이 등장하는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데,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연습실 분위기가 어땠어요? 워낙 참여하는 배우가 많아서 친해질 시간도 없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팀복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는 작품마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여신님이 보고 계셔> 같은 경우는 대학로에서 유명하고 잘 하는 배우들이 많이 참여하셔서 다 같이 모인 적은 몇 번 없는데, 그래도 모일 때마다 굉장히 친하게 지냈어요. 제가 객석에서 바라봤던 분들과 함께 작업하니까 무척 떨렸는데, 떨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잘 챙겨주시더라고요. 특히 (홍)우진 형은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장난도 많이 치고 굉장히 웃겨서 항상 분위기를 재밌게 만드세요.”

 

두 작품을 함께 준비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요?


“너무 힘들어요. 저는 공연하면서 다른 작품을 연습한 게 처음이거든요. 한 번에 두세 작품을 하는 분들은 체력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제가 생긴 것과 달리 좀 허약한데 운동도 제대로 못하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목도 못 쉬니까 망가지고. (김)수용이 형한테 목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여쭤봤더니 ‘나도 작품 안 쉬고 한 지는 몇 년 안 됐어. 처음에는 안 되는데 성대도 단련이 되더라(웃음).’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알코올과 카페인을 마시지 않고,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하셔서 저도 따라 하고 있어요.”

 

2013년 제1회 여성극작가전 참여부터 해도 벌써 5년 차인데, 배우로서 생각했던 만큼 잘 걸어가고 있나요?


“생각한 것 이상이죠. 그동안 독립영화에 참여했고 원래 노래를 하던 사람도 아닌데, 지난해 말 <달을 품은 슈퍼맨>으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선 뒤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여신님이 보고 계셔>까지 하고 있으니까 저한테는 과분해요. 무대는 정말 매력적이에요. 물론 매체도 매력 있지만, 무대의 생생함! 무대는 시작과 끝이 한 번에 연결되니까 그때그때, 매일매일 느끼는 게 다르고 표현되는 것도 다르잖아요.”

 

2017년 하반기는 계속 북한군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데,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는 궁극적으로 어떤 걸 표현하고 있나요?


“순호 입장에서는 ‘극복’인 것 같아요. 극중 인물들이 모두 사연이 있고 아픔도 있는데, 객석에서도 각자의 상처에 공감하고, 또 극복하는 모습에서 힐링하는 게 아닐까요.”

 

윤지온 씨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극복하고 싶은 건 어떤 건가요?


“무대공포증이요, 오디션공포증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너무 떨려요. 특히 노래는 아직 힘들어요. 그래서 뮤지컬 오디션에서 항상 떨어요.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무대 위에서 오디션을 봤거든요. 연습실에서 오디션을 봤다면 떨어졌을 거예요. 그마나 무대는 제가 계속 밟고 있으니까 덜 떨었던 것 같아요. 극복할 수 있는 걸까요(웃음)?”

 

연기생활 10년 차 즈음에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요?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오늘 행복하고, 그래서 잘 때 ‘오늘 행복했다’고 느끼면 만족하거든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연기 역시 제 스펙트럼 안에 있는 인물이라면 좀 더 수월하고 자신감 있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도전이니까 새로운 걸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어떤 연기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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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질문을 바꿔서 다음 무대에서는 어떤 순호이길 바라나요(웃음)?


“제가 기억할 수 있는 순호(웃음)? 좀 더 연약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순호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내 안의 벽은 좀 더 무너뜨리고 무대와 객석을 나누는 제4의 벽은 더 두텁게 만들어야죠.”

 

참, 윤지온 씨의 여신님은 누구예요?


“어머니, 부모님이죠. 부모님은 저의 원동력이니까!”

 

전쟁이라는 무거운 장치를 사용했지만 곳곳에 코믹한 요소를 배치해 균형을 맞춘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특색 있는 캐릭터, 서정적인 음악까지 곁들여 그야말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인데요. 새로운 배우들이 만들어낼 또 다른 하모니도 기대가 되네요. 특히 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순호는 관객들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는 캐릭터인데요. 그 상황에 익숙하지 않다는 윤지온 씨의 새로운 도전, 남다른 변신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2년 만에 돌아온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8년 1월 2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됩니다. 여러분의 여신님은 누구인지, 함께 들여다보시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벌써 기대되는 배우 조상웅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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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11월 4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빈센트와 동생 테오가 주고받았던 편지를 토대로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와 그의 그림들이 무대에 함께 펼쳐지는 2인극인데요. 처음에는 캐스팅에서 이 배우의 이름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HJ컬쳐 작품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배우니까요.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이 담고 있는 에너지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무대가 그려낼 색감을 생각하니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배우 조상웅 씨인데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대본을 열심히 보고 있는 조상웅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메신저도 닫았어요. 시간도 없고 집중해야 해서요. 연습 들어간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아직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살짝 들여다본 그의 대본에는 마치 수험생들 교재처럼 색깔 볼펜으로 이런저런 필기와 표시가 돼 있었습니다. 하긴 2인극에 영상이 많은 작품인 데다 선우정아 씨가 만든 음악도 여느 뮤지컬 넘버와는 차이가 있죠.


“영상이나 큐를 맞추고 익혀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2인극이라서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요. 공연마다 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이 작품은 체득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거든요. 노래도 여느 뮤지컬과는 달라서 좀 어려워요. 선우정아님이 기타로 노래하면서 부른 느낌을 악보화했다고 하는데, 신선하고 듣는 건 정말 좋은데 그걸 제가 부르려니까 표현하기 힘들더라고요. 리프라이즈(반복 부분)도 없거든요.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저만의 색깔을 찾아내야죠.” 

 

빈센트 반 고흐라는 대단한 사람,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죠. 가상의 인물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서 두려운 면도 있고, 그 두려움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시간이 있었다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아쉬움도 있고요. 이 인물이 될 수도 없고, 똑같이 표현할 수도 없을 테지만, 이 사람을 알아가고 싶고, 곁에 두고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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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 안에서는 위대한 화가 반 고흐가 아니라 방황하는 청춘 예술가 빈센트의 모습이잖아요. 캐릭터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그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이죠. 그림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그 간절함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대사들이 제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많이 맞닿아 있어서 크게 공감돼요. 물론 빈센트는 그림이고 저는 연기지만, 더 잘하고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도 있고요.”

 

시간이 흐를수록 빈센트 반 고흐가 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좀 유연하고 편안한 성격이었으면 덜 힘들었을 텐데 말이죠.


“안타깝죠, 그 당시에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고, 테오 밖에 없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도 않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저는 이 사람의 생각과 마음에 더 공감이 가요.”

 

 

조상웅 씨의 실제 성격도 빈센트 반 고흐와 비슷할까요?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빈센트에게 테오는 어떤 인물일까요?


“가장 소중한 친구죠. 또 사랑하는 동생이면서 아버지 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이고요. 아직 상대 배우들과 집중적으로 맞춰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평소에 얘기할 때도 테오로서 대해요. 상대배역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테오로서 지켜보고 바라보고 얘기 듣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이 분명히 무대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1년만 돌아봐도 뮤지컬 <인터뷰>, <위대한 캣츠비>, <빨래>, 연극 <도둑맞은 책> 등으로 쉬지 않고 무대에 올랐는데, 작품하면서 정서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잖아요.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노력밖에 없어요. 정말 힘들지만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제가 노력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저는 무대에서 연습하고 연기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 살아 숨 쉬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힘들기는 하지만 행복해요.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고,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더 지치는 편이에요. 또 정서적인 건 작품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걸 안고 살아가지는 않아요. 공연은 공연이고 제 생활은 생활이니까.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면 못 살죠. <빈센트 반 고흐>는 지금 찾아가는 과정이라 좀 힘들지만, 대신 <빨래> 무대에서 풀기도 하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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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계 극단에서의 활동이나 영국에서 <미스사이공> 공연 등 대규모 라이선스 작품에 주로 참여하다 최근에는 국내 창작 작품 작업을 많이 했잖아요. 좀 다른가요?


“창작 작품은 좀 자유로운 면이 있죠. 하지만 결국 표현하는 건 배우라서요. <빈센트 반 고흐>같은 경우는 벌써 삼연이라서 많이 다듬어졌지만, 만약 10명의 배우가 참여한다면 10명의 다른 빈센트가 나올 거예요. 저도 그걸 꿈꾸고 있고요. 그래서 배우가 평소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데, 뮤지컬 <빨래>도 끝나고, <빈센트 반 고흐>도 끝나고, 다음 작품 대본 나오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뭘 하고 싶나요?


“여행가고 싶죠. 그런데 사실 일본에 5년 있을 때도 전국을 돌면서 투어 공연을 했고, 영국에서 1년간 공연할 때도 저한테는 여행이었잖아요. 덕분에 돌아와서 지금 열심히 공연하고 있고요. 무척 감사한 일이죠. 언젠가는 쉬고 싶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까지 지쳐서 못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매회 더 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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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웅 씨가 보여준 11월 일정표를 보니 ‘♥’와 ‘★’가 번갈아 빼곡하게 표시돼 있더군요. ‘♥’는 뮤지컬 <빨래>, ‘★’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공연일이라고 해요. 공연이 쉬는 월요일 빼고 매일 대학로 무대에 서야 하는 조금은 버거운 일정인데도 ‘♥’와 ‘★’로 표시가 돼 있어서인지 왠지 즐겁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아니, 그 무대에 서는 조상웅 씨가 즐겁고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지난 1년여 시간도 열심히 달려왔고, 또 공연들과 함께 2017년 한 해를 마무리할 테지만 여전히 활력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요.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노란 수염에 여기저기 물감을 묻힌 빈센트 반 고흐로 변신해 있을 조상웅 씨 말입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뮤지컬 의 배우 임강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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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2013년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상, 이듬해 우수작품 제작지원작에 선정돼 2015년 초연됐고, 2017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으로 다시 공연되는데요. 종교적, 도덕적으로 엄격했던 17세기 미국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뮤지컬 <주홍글씨>는 무엇보다 탄탄한 배우진이 눈에 띕니다. 주홍글씨를 가슴에 단 채 사랑을 노래하는 헤스터 역에는 오진영, 임강희, 딤즈데일 목사 역에는 허규, 임병근, 칠링워스 역에는 최수형, 박은석 씨 등 확연히 다른 빛깔의 배우들이 캐스팅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요즘 그 누구보다 다채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헤스터 역의 임강희 씨를 공연이 끝난 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마이크 빼고, 가발 벗고, 옷 갈아입고, 분장지우고... 무대 뒤는 바빠요(웃음).”

 

인터뷰가 하필 임강희 씨의 <주홍글씨>첫공 뒤에 잡힌 데다 커튼콜 때 유독 격한 감정이 느껴져 조금 걱정했는데, 그녀의 눈시울은 아직 젖어있지만 가발을 벗고 분장을 지우며 조금씩 현실 세계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첫공이라서 감정적으로 좀 많이 갔나 봐요, 울컥하더라고요. 감정적으로 무거운 작품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유지하려면 지구력이 필요한데, 지금 다른 공연도 하고 있어서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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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대인데 어땠나요? 사생아를 낳은 여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라서 일단 시대상을 이해하고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싶던데요.


“죽다(극단 죽도록달린다) 작품 자체가 워낙 탄탄하게 연습을 시켜서 연습했던 만큼은 한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는 <주홍글씨>의 시대적인 이야기가 와 닿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전체적인 내용을 봤을 때는 마녀사냥,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받게 되는 어떤 불평등에 관한 내용이고 그런 모습은 여전히 있으니까 차츰 익숙해졌죠.”

 

현재 참 쉽지 않은 연극 <프론티어 트릴로지> 공연 중이고, 연말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잡혀 있잖아요. <주홍글씨>에 매력을 느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본을 보고 고른 작품은 아니에요. (서재형)연출님 스타일을 좋아하고, 무한 신뢰가 있거든요. 극단 ‘죽도록달린다’를 아는 분들은 제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작품에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요. 깊은 감성의 연극 같은 뮤지컬이고, 연기하는 모든 배우들이, 앙상블까지도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 볼거리가 많죠. 탄탄해요.”

 

넘버도 굉장히 인상적이던데요. 멜로디 라인 자체가 평이하지 않고, 특히 남자배우들 넘버는 무척 힘들 것 같아요.


“여자 넘버도 힘들어요, 작곡가 선생님도 인정하셨어요(웃음). 이 노래들을 그냥 넘버로 부르면 솔직히 어렵지는 않은데, 연출님은 연기로 접근하기를 원하세요. 연극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노래도 해야 하니까 힘든 거죠.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는 노래 같지 않게, 좀 더 연기적으로 불러요.”  

 

연습실 분위기는 어땠나요? 공연 초반부터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게 느껴집니다.


“모두 즐겁고 재밌게 연습했지만, 방방 떠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극도 그렇고, 극단도 그렇고, 연출님도 그렇고 어느 정도 진중함을 원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평소에도 이 캐릭터에 녹아들려고 노력했어요.”

 

 

대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할 텐데, 딤즈데일 목사 역의 허규, 임병근, 칠링워스 역의 최수형, 박은석 씨는 어떨까요?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헤스터 캐릭터는 어땠나요? 대학로 저편에서 공연하고 있는 <프론티어 트릴로지>에서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잖아요(웃음).


“그렇죠, 헤스터라는 캐릭터 자체는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워낙 비련의 인물을 많이 연기해 봐서(웃음). 그런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사랑이라는 감정에는 동하는데, 엄마로서는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래서 배우는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아봐야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연극 무대를 통해 감정을 좀 아래로 내리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슬픔을 울음으로 표현했다면 이제는 참아내며 표현하는 어른스러움이 생겼다고 할까요.”

 

그러고 보면 <트릴로지> 시리즈는 색다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계기였을 것 같아요. 임강희 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맞아요, <카포네 트릴로지>, <프라이드> 등을 하면서 그런 갈증은 많이 풀렸어요. 저는 원래 웃음도 무척 많고 명랑한 편인데, 무대 위에서 맡은 역할 때문인지 참하고 어둡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연극을 하면서 기존 이미지 자체를 많이 깰 수 있었고, 그러면서 연기가 더 재밌어졌어요. 내가 모르는 내가 제 안에 있더라고요. 코미디도 할 수 있고, 센 역할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도전의식도 생겼어요.”

 

그런데 쉬지 않고 달리고 계시잖아요. 쉬운 작품들이 아니고 일정도 빡빡해서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할 텐데요.


“네, 지금 두 공연은 다 어렵다보니까 아무래도 제가 영향을 받더라고요. 워낙 극적인 작품들이라서 공연이 끝난 뒤 현실이 좀 힘들 때가 있어요. 내가 없어진 것 같고, 공허한 느낌도 들고. 사실 여배우로서 애매한 나이인데, 그래서 연극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갈망도 있고, 언제까지 어리고 예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거든요.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려면 탄탄한 실력이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작품은 욕심을 내고 있는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힘든 작품을 많이 하느냐고 해요. 저는 힘든 게 재밌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연기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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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로서 애매한 나이지만 어쩌면 무대 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나이이기도 한 것 같아요. 혹 욕심내고 있는 작품이나 캐릭터 있을까요(웃음)?


“그렇죠, 예전에 선배들이 여배우는 버텨야 한다고 하셨는데, 어릴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버티는 게 중요하고, 그냥 버티는 게 아니라 잘 버텨야 하더라고요. 평생 연기하고 싶거든요. 저는 감사하게도 나이에 맞는 역할들을 해오고 있는데, 언젠가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욕심이 나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려면 다시 노래를 가다듬고 좀 더 노력해야겠더라고요.”

 

나이에 맞는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무대에 서고 있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때는 어떤 배우이길 바라나요?


“저는 여자로서도, 배우로서도 나이 든다는 게 좋아요. 물론 어린 친구들을 보면 예쁘고 발랄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때의 제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 제 모습이 좀 더 단단하고 진중한 것 같아서 좋거든요. 저는 사실 욕심이 많아요. 그래서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는데, 여전히 쓸 데 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을 때가 있어요. 몇 년 뒤에는 쓸 데 있는 욕심을 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 잘 살아가는 사람, 그런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공연이 끝나고, 그것도 첫공 끝나고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임강희 씨는 연신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3개월간 하루도 쉰 적이 없다고 하는데, 이제 뮤지컬 <광화문 연가> 연습도 들어간다고 하네요. 몸은 피곤하겠지만, 분위기도, 색깔도 전혀 다른 세 작품에서 많이 배우고 또 많이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네요. 내년 초에는 웅장한 자연 속에서 멍하니 있고 싶다는 그 바람도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임강희 씨를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주홍글씨>는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11월 19일까지 공연됩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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